특히 최근 유로존 중심국으로 구제금융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스페인은 1년전 '분노의 시위'의 진원지답게 수십만 명이 '분노의 시위 1주년'을 맞아 80개 도시에서 일제히 시위를 벌이고 나섰다.
▲ 12일(현지시간)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의 '태양의 광장'에 수만 명의 시민들이 모여 '분노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 |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서는 1년전 '분노의 시위'가 시작된 5월15일을 기념하는 나흘간의 예정으로 3만여 명의 시민들이 시위의 상징적 장소가 된 '태양의 문' 광장에 쏟아져 나왔다.
제2의 도시 바르셀로나에서는 경찰 추산과 시위 주최측과의 추정치가 크게 다르기는 하지만 경찰 측은 4만5000명, 시위 주최 측은 무려 22만 명에 달한다고 주장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AFP>는 "이날 스페인 전역 80개 도시에서 오는 15일까지 예정된 시위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스페인에서 1년만에 다시 '분노의 시위'가 벌어지게 된 배경에 대해 시위대 측은 "갈수록 시위를 하게 될 이유가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침체가 깊어가고 있으며, 공식실업률이 24.4%에 15세에서 24세까지 젊은이들의 실업률은 무려 52%에 달하는 상황에서 올해 300억 유로(약 45조 원)가 넘는 예산 삭감으로 서민들의 고통이 극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분노의 시위'에 젊은이들이 많이 참여하는 이유는 스페인의 청년실업률은 국가부도 위기에 시달려온 그리스보다 더 높은, 유로존 17개 국 중 최고에 달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단기간의 변화가 아니라 장기간에 걸친 의미있는 과정"
이날 정부의 긴축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는 스페인뿐 아니라 영국 런던,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 등 재정위기에 시달리며 긴축정책을 펴는 유럽 여러 나라들의 도시에서도 벌어졌다.
일각에서는 '분노의 시위'나 '월가 점령 시위' 등이 조직화되지 않았고 뚜렷한 이념도 없이 그저 사회경제적인 불만을 표현하는 것이라면서 "별 영향도 주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절하기도 한다.
하지만 '분노의 시위' 운동의 대변인 역할을 했던 노엘리아 모레노는 <AFP> 인터뷰에서 "이 운동은 진화해왔으며, 거리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라 온라인과 소셜네트워크에서 이뤄지고 있다"면서 "전체적인 정치체계의 변화가 하루나 1년에 이뤄질 수 없듯이, 이것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과정"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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