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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 사회당 올랑드 '3% 신승'…17년만에 좌파 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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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 사회당 올랑드 '3% 신승'…17년만에 좌파 집권

[분석] 승리 비결은 '反사르코지 공약'…국론분열 속 앞날 험난

6일 프랑스 대선 결선 투표에서 예상대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패배했다. 7일 <파이낸셜타임스>는 "개표가 99% 진행된 상황에서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후보가 51.6%, 사르코지는 48.4%를 얻었다"고 전했다. 3.2%의 차이에 불과해 예상보다는 근소한 차이다.

사르코지 후보는 출구조사가 발표된 지 불과 20여 분 만에 일찌감치 패배를 인정하고 올랑드에게 전화를 걸어 승리를 축하했다. 프랑스의 출구조사는 초반 실제 개표 결과까지 반영해서 최대한 오차를 줄이는 방식이어서 공식 발표와의 오차가 1% 내외일 만큼 정확한 것으로 유명하다. 출구조사 결과 3~4% 차이로 올랑드가 이기는 것으로 나타나자 사르코지가 곧바로 승부가 결정된 것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가 6일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에서 출구조사 결과 승리가 확실시되자 지지자들의 환호에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
사르코지, 31년만에 첫 재선 실패한 현역 불명예

결선 투표일에 프랑스에서는 하루 종일 비가 흩뿌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투표율은 80%가 넘었다. 그만큼 이번 대선은 프랑스 국민의 관심이 뜨거운 선거였다. 4600만 명에 달하는 유권자 거의 대부분이 투표에 나선 이번 대선으로 프랑스에서는 미테랑 정권 이후 17년 만에 좌파 정권이 들어서게 됐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올랑드 후보에게 "프랑스 새 지도자로서 행운을 빈다"면서 "어려운 상황에서 대통령직을 맡게 됐으며, 프랑스가 직면한 과제를 극복해낼 것을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사르코지는 프랑스 근대사에서 1981년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이후 현역 대통령으로 재선에 실패한 두 번째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번 대선 결과가 좌파의 승리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지금 경제난에 대한 불만이 현정권 심판론으로 나타나는 유럽 전역의 현상의 또다른 사례라는 게 중론이다. 지난 2년 동안 치러진 유럽 10개국의 총선과 대선에서도 집권 세력은 모두 패했다. 재정 위기가 심한 유로존에서는 지난 1년도 못되는 사이에 집권당 후보가 패한 것은 사르코지가 8번째이다. 프랑스에서는 한달 뒤에 총선이 예정돼 있으나 사회당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랑드, 반긴축 정책으로 성과 거둘까

올랑드의 승리의 동력도 집권당에 대한 반감을 겨냥한 '반 사르코지 공약'이라고 할 정도다. 사르코지는 프랑스가 직면한 저성장과 실업 등 경제 문제를 보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등 긴축정책으로 장기적으로 다시 강한 프랑스가 되는 토대를 마련하자는 것이었다. 올랑드는 이런 정책이 경제 실패의 책임을 서민들에게만 떠넘기는 것이라며 공격했다.

'강한 프랑스론'을 내세운 사르코지에 대해 올랑드는 '정권을 바꿔 사회 정의를 실현하자'고 맞선 것이다.

구체적인 공약도 정반대다. 사르코지는 되도록 부자에 대한 증세를 억제했다면 올랑드는 100만 유로(약 15억 원) 이상 소득자에 대한 소득세 최고세율을 무려 75%로 대폭 올리겠다는 부자증세안을 내걸었다.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으로 하고, 최저임금도 인상하는 등 사르코지의 긴축노선과는 반대 입장의 공약도 다수이고, 원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50%로 낮추고, 3400여 명의 아프가니스탄 주둔군을 사르코지보다 1년 앞서 올해 안으로 철수시키는 등 차별화된 정책이 많다.

특히 올랑드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6개월마다 기자회견을 하고 행정수반으로서 누리는 면책특권을 포기하겠다"는 등 '보통 대통령'으로 서민들과 고통을 함께 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호화생활로 지탄을 받아온 사르코지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겠다는 것이다.

유로존 회원국으로서 대외적인 경제정책에서도 크게 다르다. 무엇보다 올랑드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함께 주도한 유럽의 신재정협약이 지나치게 긴축을 강조한다며 성장정책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메르켈, 오바마 즉각 전화 "정상회담 갖자"

이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메르켈 독일 총리가 올랑드가 당선된 지 하루도 안돼 즉각 재정협약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해 만나기로 한 것에서 알수 있다.

현재 유럽에서는 이번 협상이 제대로 안되면 유로존 해법의 근본 토대가 흔들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즉각 올랑드에게 전화를 걸어 오는 18~19일 메릴랜드의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열리는 G8 정상회담과 20~21일 시카고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따로 양자 정상회담을 갖자고 제의를 하는 등 프랑스의 새 정권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올랑드 정권이 직면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랑드 당선자가 추진할 정책들 가운데 부자증세안은 벌써부터 부유층이 해외 탈출을 초래하고 있고, 성장 위주의 정책은 재정적자를 확대시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사실 프랑스의 위기는 유럽의 전반적인 위기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누가 어떤 정책을 펴더라도 프랑스 경제를 단기간에 되살리기는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진단이다.

이번 대선 투표 결과는 국민의 여론도 크게 갈려있는 것을 보여준다. 결선투표 결과도 지금까지 여론조사보다 오히려 차이가 좁혀지면서, 그만큼 프랑스는 국론이 극단적으로 분열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1차 투표에서 올랑드와 사르코지는 28.6%와 27.2%로 불과 1.4%의 차이를 보였고, 당시 극우 정당 국민전선의 마리 르펜 후보가 표가 17.9%로 당당히 3위를 차지했고, 극좌 정당도 10% 넘게 득표를 한 것에 볼 수 있듯 프랑스의 정국이 앞으로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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