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명한 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의 동아시아지부 사무총장 등 관계자 3명이 2일 인천공항에서 입국금지 처분을 당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원전 확대 정책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막으려는 정부의 의도가 드러난 것"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이날 입국이 금지된 이들은 마리오 다마토 그린피스 동아시아지부 사무총장 및 서울사무소 대표(몰타/유럽연합 여권 소지자), 풍가경 동아시아지부 조직개발ㆍ운영지원 부장(영국 여권 소지자), 라시드 강 서울사무소 조직개발매니저(말레이시아 여권 소지자) 등이다.
이들은 이날 오후 2시 경 인천공항에 도착했으나 입국금지 조치를 당했고, 오후 8시 경 인천을 출발하는 비행기로 출국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이들과 동행한 쿠미 나미두 그린피스 국제사무총장은 입국이 허용됐다. 그는 입국 직후 "이번 사건은 민주주의와 원전이 양립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면서 "한국인들은 과연 정부와 원전 산업계가 무엇을 감추려고 하는지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린피스 직원들이 추진하려는 캠페인이 무엇이 잘못되었기에 한국 정부가 이들을 입국하지 못하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강력 항의했다.
입국이 금지된 다마토 동아시아지부 사무총장은 인천공항에서 가진 전화 통화에서 "민주적 토론과 합법적인 반대 목소리를 막으려는 한국 정부의 태도는 용납될 수 없다"면서 "그린피스는 우리의 목소리를 막으려는 시도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전했다.
그린피스의 선박 에스페란지호는 '에너지 혁명' 한국판 보고서 발표와 신규 원전 건설 반대 캠페인을 위해 4월 중순부터 한달간 한국에서 '희망에너지 투어'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나미두 국제사무총장과 다마토 동아시아지부 사무총장은 이번 방문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송영길 인천시장, 정당 관계자 및 시민사회 대표들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정부의 이번 조치가 그린피스의 국내 활동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을 천명한 지난 8월 지식경제부의 방침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 있다. 나이두 국제사무총장은 "한국 정부는 후쿠시마의 교훈을 깨닫고 그린피스의 '에너지 혁명'이 제시하는 깨끗하고 안전하며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나리오에 투자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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