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T-50 훈련기, 이스라엘 진출 실패

이탈리아제로 결정…외교관계가 좌우한 듯

한국의 고등훈련기(T-50)가 이스라엘 진출에 최종 실패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방부는 10억 달러(약 1조1200억원) 규모의 훈련기 도입 사업에서 T-50 대신 이탈리아제 M-346을 구매하기로 16일(현지시간) 결정했다고 국방부 관리가 말했다. 이스라엘 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도 이 보도 내용을 확인하며 가격 조건과 인적 교류 등에서 이탈리아 측이 유리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스라엘은 그간 노후한 훈련기의 교체 대상으로 한국의 T-50과 이탈리아의 M-346을 두고 저울질해 왔다. 그러나 가격 조건과 이스라엘-이탈리아 관계 등을 고려해 이탈리아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에서는 공군이 이탈리아 훈련기를 외면하면 유럽 내 친(親)이스라엘 국가 중 하나인 이탈리아와의 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는 여론이 우세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6일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도 이스라엘 공군 사령관 이도 네호슈탄 소장이 주재한 최종 논의에서 M-346을 도입 기종으로 추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M-346 20~35대를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도입할 계획이다

한국의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미국 록히드마틴사가 1997년부터 2006년까지 2조여 원을 들여 공동 개발했다. 한국은 작년 말 T-50의 이스라엘 수출을 위해 입찰제안서(RFP)를 보내고 노대래 방위사업청장을 현지 파견해 홍보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1967년 '6일 전쟁'(제3차 중동전쟁)이 끝난 후 이스라엘은 미국에서 A-4를 사들여 1973년 제4차 중동전과 1982년 제1차 레바논전쟁에 투입했다. 이후 공군훈련기로 사용해 왔으나 기체가 노후화되어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M-346은 이탈리아 알레니아 아에르마키가 생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