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일본, 김정일 사후 첫 극비 회담

교도통신 "중국 동북 지역서 만나"

북한과 일본이 9일 중국 동북 지역에서 극비리에 접촉을 가졌다고 <교도통신>이 일본 총리실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처음 이뤄진 두 나라의 접촉이다.

총리실 소식통은 일본의 나카이 히로시(中井洽) 전 납치문제담당상(현재 여당 소속 중의원)이 북한의 송일호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담당 대사로 추정되는 인물과 이날 만났고, 10일에도 회동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두 사람은 작년 7월에도 중국 창춘(長春)에서 비밀 접촉을 한 바 있다. 통신은 작년 비밀 회담에서 일본 내각부의 납치문제대책본부 직원도 동석했던 사실로 미뤄 볼 때 이번 회담에도 동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총리실 소식통은 북한이 일본과의 이번 회담에 응한 것에 대해 "(김정은 체제가) 납치 문제의 진전을 통해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할 의욕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은 아닐까 한다"라고 말했다.

통신은 일본 정부가 협상을 본격적으로 하자고 강조할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은 납치 문제는 이미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민주당 정권에서 첫 정부간 협상이 시작되어도 난항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북한과 일본은 2008년 공식 실무협의에서 납치 문제 재조사에 합의했지만 이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교도통신>은 만약 북한이 재조사를 시작할 경우 일본 정부가 대북 경제 제재 중에서 인적 교류 보류 조치 등을 해제하기로 해 노다 정권으로서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회담에서는 양국 정부간 협의 재개를 위한 전제조건 등도 논의됐으며, 납치 피해자 요코다 메구미(横田めぐみ) 등이 북한에 생존해 있다는 작년 말 언론 보도 등의 진위도 북측에 직접 확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