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스타파 술레이만 이집트 수석검사(검찰총장)는 5일(현지시간) 카이로 외곽 경찰학교에서 속개된 공판에서 "무바라크와 그의 측근들에게 계획적인 살인 혐의로 최고 형량인 교수형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술레이만은 이어 "대통령은 이 나라 국민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라며 "시위대를 사살하라고 명령한 것만 아니라 유혈 진압을 막으려고 조치하지 않은 것이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시위 사태의 심각성을 알지 못했다'는 무바라크의 기존 주장에 대해 "대통령이 어떻게 지난해 1월 25일 여러 자치구의 12곳에서 발생한 시위를 모를 수가 있느냐"고 반박했다.
이와 동시에 검찰은 하비브 알 아들리 전 내무부 장관과 6명의 고위 경찰 간부 등에 대해서도 사형을 요구했다.
▲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이 침대에 누운 채 재판정에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
검찰의 최종 논고가 진행되는 동안 무바라크는 법정에서 환자용 침대에 누워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 일부 방청객들은 검찰의 변론에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보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무바라크는 시민혁명이 진행된 지난해 1월 25일부터 2월 11일까지 18일 동안 실탄과 최루탄, 물대포, 고무탄 등을 쏘며 시위대를 강경 진압해 850여명의 사망자를 내고 집권 기간 부정 축재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은 작년 8월 3일 시작됐지만 절차상의 문제로 3개월간 늦어지다가 지난달 28일 재개됐다.
무바라크는 검찰의 구형이 법원에서 그대로 인정되면 사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하지만 무바라크는 앞서 열린 공판에서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한다. 무죄다"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집트 검찰은 전날 심리 공판에서 "무바라크가 시위대에 실탄 발포를 허가했다"라며 "유혈 진압을 막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무바라크는 작년 2월 축출된 뒤 시나이반도의 홍해 휴양지 샤름 엘 셰이크에 숨어 있었지만, 법원의 명령으로 첫 재판을 받은 지난해 8월 3일부터 지금까지 카이로 인근 병원에 머물고 있다.
무바라크의 두 아들 가말, 알라는 현재 부정 축재와 돈세탁, 공금 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다음 공판은 오는 9일 열릴 예정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