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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은 재개되어야 한다"

[한반도평화포럼 '논평'] 금강산 관광 개시 13돌에 부쳐

13년 전인 1998년 오늘 강원도 동해항에서 금강호가 출항했다. 금강산을 향해 떠난 그 배에 835명이 탔고, 그중 45%는 이산가족들이었다. 금강산 관광은 외환위기 상황에서 투자환경의 안정성을 실감나게 보여주었다. 또한 한반도의 탈냉전으로 가는 평화회랑이었다. 이후 금강산 관광은 접촉의 공간이었고, 통일교육의 현장이었으며, 이산가족 만남의 광장이었다. 2008년 7월 관광이 중단될 때까지 195만 명이 다녀왔다.

이제는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어야 한다. 금강산으로 가는 길이 끊기면서, 한반도는 냉전으로 역행했고, 대화는 중단되었다. 금강산이 막히면서, 이산가족의 만남도 중단되었다. 2005년 8월에 착공해서 2008년 초 완공된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엔 온기가 사라지고 잡초만 무성하다.

13년 전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금강산 관광이 남북관계에서 해 왔던 의미와 역할을 생각하면서, 남북 당국이 진심을 갖고 관광재개를 위해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
▲ 1998년 11월 18일 금강호 첫 출항 장면 ⓒ연합뉴스

우리는 남북 당국이 진정성을 갖고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요구한다

우리는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미국 조지아대학 세미나에서 '관광객 신변안전에 대해 문서로 보장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을 환영한다. 관광 중단의 직접적 원인이었던 관광객 총격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는 데서 북한이 성의껏 노력해주기를 바란다. 동시에 현대의 금강산 사업 권리를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한다. 남북관계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정주영 명예회장의 열정과 정몽헌 회장의 마지막 소망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이명박 정부 역시 이제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진정성을 보여줄 때다. 우리는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대북정책에서 유연성을 발휘하는 것을 환영한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것은 방침의 변화다. 북한 붕괴론에서 공존론으로, 흡수통일론에서 평화통일론으로, 그리고 '퍼주기론'에서 '호혜적 경제협력론'으로 입장을 바꿔야 한다. 그래야 금강산 관광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이명박 정부가 왜 금강산 관광을 풀어야 하는가?

첫째,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6자회담 재개를 위해 국제사회가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현재의 시점이 바로 적기다. 남북관계를 풀어야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6자회담에서 한국의 외교적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입구가 바로 금강산 관광이다. 류우익 장관의 통일부가 집중해야 하는 일이 바로 금강산 관광 재개다. 재개가 가능한 조건과 환경을 북한에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협상의 지혜와 능력을 발휘해 주기를 바란다.

둘째,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서다. 금강산은 알다시피 이산가족 만남의 광장이다. 이산가족 상봉을 재개하고자 한다면, 금강산 관광재개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금강산 관광재개에 대한 의지가 없으면 이산가족 상봉도 어렵다. 1971년 최초의 남북 적십자 회담이 바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서였다. 이후 역대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을 대북정책의 최우선적인 현안으로 삼고, 노력했고, 성사시켜 왔다. 이명박 정부는 지금까지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는가? 현재 이 순간에도 고령의 이산가족들이 이승에서의 마지막 소원을 풀지 못하고, 눈을 감는 안타까운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하지 않기를 바란다.

셋째, 평창동계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서다.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는 평화가 필요하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강원도 동북부의 지역 경제 또한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지난 9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위원장 남경필 의원)가 공개한 '남북경협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이후 2010년까지 남측은 약 28억 달러(3조여 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잃어버린 일자리도 2만개가 넘었다. 특히 강원도의 지역경제가 입은 직접적 손실도 4천여만 달러에 이른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왜 금강산관광을 재개해야 하는지 자명하다.

전두환·노태우 정부가 1988년 서울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남북대화를 하고 북방정책을 추진한 것을 기억해야 한다. 금강산으로 가는 길이 끊기고, 남북 대립이 상존하는 지역에서 어떻게 세계인들을 맞을 수 있는가? 그리고 평창동계 올림픽의 경제적 성공을 위해서는 금강산을 포함하는 광역 관광지대를 만들어야 한다. 평창과 강릉, 설악산과 금강산을 잇는 평화관광 벨트를 만들어야 흑자올림픽이 되고, 강원도를 살릴 수 있다.

금강산으로 가는 길이 다시 열리기를 바란다. 끊어진 길 위로 자라난 오해와 대립, 긴장과 충돌을 이제 중단할 때다. 금강산으로 가는 길이 남북대화로 이어지고, 평화와 공동번영의 미래로 인도해 줄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서 잃어버린 지난 4년을 만회하기를 희망한다.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서 이산가족 상봉을 성사시키고, 남북경제공동체의 꿈을 되살리며, 평창동계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이명박 정부의 마지막 임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 한반도평화포럼의 '논평'은 남북관계와 북핵 문제 등의 현안에 대한 비정기 글입니다. 한반도평화포럼은 전문가, 시민사회 인사, 전직 관료 등이 모여 만든 민간 포럼으로 전쟁과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 지향의 평화운동을 추구하는 단체입니다.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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