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4~25일 있었던 제2차 북미 고위급 대화에 대해 비교적 구체적인 진전 상황을 소개했다.
북한을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27일 '제네바 조미회담, 비핵화 노정도에 대한 집중 논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금 조(북)미는 6자회담이 재개됐을 때 확인될 새로운 비핵화 노정도(로드맵)의 초안을 작성하고 있는 셈"이라고 밝혔다.
<조선신보>는 "조미간의 신뢰구축을 위해 취해야 할 행동조치의 순번과 시점은 아직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으나 6자의 전체 구도에서 그것이 선차적인 과제로 상정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고위급 대화가 끝나고 양측 대표가 공히 '일부 진전, 일부 견해차'라고만 논평한 것 보다 한 발짝 더 나간 것으로, '무엇을 어느 시점에 하느냐'하는 이른바 시퀀스 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조선신보>는 "조선(북한)은 6자회담이 재개되면 교전상태로 인해 발생한 복잡한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일괄타결안을 내놓겠다고 말하고 있다"며 "비핵화를 향한 첫걸음에 대한 조미 간의 논의는 조선반도의 평화보장을 위한 큰 걸음을 상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대 쟁점인 우라늄 농축프로그램(UEP) 문제와 관련해서는 "신뢰구축의 과정에서 풀어갈 수 있다"며 "6자회담 참가국들이 이행해야 할 9·19 공동성명의 항목에는 조선반도의 평화체제 수립도, 조선에 대한 경수로 제공도 있다"고 밝혔다.
한국과 미국이 요구하는 '6자회담 재개 전(前) UEP 중단'은 있을 수 없고, 6자회담이 시작되면 평화체제 및 경수로 제공과 맞바꾸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나 '신뢰구축 과정에서 풀어갈 수 있다'는 말은 회담이 시작되기만 하면 어느 정도의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뜻도 배어 있다.
신문은 "지금도 교전상태에 놓여 있는 조미가 대결을 해소하고 신뢰관계를 구축한다면 핵문제의 근원이 풀린다"며 "그를 위해 조선과 미국에 해야 할 몫이 있고 현재의 대화는 가장 합리적인 문제해결의 입구를 마련하기 위한 협상"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오전 27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 형식으로 "지난 7월 말에 이어 진행된 이번 회담에서는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지고 일련의 전진이 이룩됐다"고 평가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어 "쌍방은 신뢰조성의 견지에서 미결문제를 토의해결하기 위한 조미(북미) 접촉과 회담을 계속 해나가기로 했다"며 "6자회담을 전제조건 없이 하루빨리 재개해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9·19 공동성명을 동시행동의 원칙에서 전면적으로, 균형적으로 이행해나가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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