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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거부' 독자 노선 아르헨티나 대통령 재선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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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거부' 독자 노선 아르헨티나 대통령 재선 성공

페르난데스 대통령, 민주화 이후 최대 표차로 압승

23일 치러진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 현 대통령이 압도적인 표차로 재선에 성공했다.

아르헨티나 대선은 1차 투표에서 45%이상을 득표하거나, 2위 후보에 10% 이상 앞선 상태에서 40% 이상을 득표하면 당선되며, 이같은 요건을 갖춘 후보가 없을 경우 2차 결선투표에 들어가게 된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개표가 75%가량 진행된 시점에서 53%의 표를 얻어 재선을 확정지었다고 플로렌시오 란다소 내무장관이 이날 밝혔다. 현지 언론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종 득표율은 57%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표차도 크다. 2위인 에르메스 비네르 산타페 주지사가 15%를 얻었고, 예비투표에서 2위를 기록했던 리카르도 알폰신 하원의원은 9%를 기록하며 3위로 처졌다. 페르난데스가 기록한 압도적 득표는 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해 확정되면 아르헨티나가 군부 독재를 종식시키고 민주화된 1983년 이후 최대의 표차로 기록된다.

대선과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 결과도 페르난데스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나왔다. 전체 하원의원 257명 중 130명, 상원의원 72명 중 24명을 선출한 이번 선거에서는 집권 중도좌파 연정이 승리해, 지난 2009년 중간선거에서 빼앗긴 다수당 지위를 찾아오게 됐다. 명실상부한 압승이다.

페르난데스는 당선사례 연설을 통해 계속 역사를 바꿔 나갈 것이라며 "내가 원하는 것은 협력을 계속해 아르헨티나를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마요 광장에는 수천 명의 지지자들이 몰려와 구호를 외치며 그의 당선을 축하했다.

그는 작년 10월 갑작스레 사망한 자신의 남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을 기리기도 했다. 그는 "오늘 밤은 생소한 밤"이라며 "아르헨티나를 개혁하고 우리를 이끌며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주었던 그의 용기 없이 이런 (압승이라는) 결과를 얻는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고 말했다.

▲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 현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압도적 표차로 승리해 재선이 확정된 후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압승 요인은?

페르난데스의 압도적인 승리 요인은 무엇보다 강력한 경제 성장으로 풀이된다. 아르헨티나 경제는 최근 몇 년간 무려 평균 8% 대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주로 농업 부문의 수출 확대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페르난데스의 '러닝메이트'로 뛴 부통령 후보가 아마도 보우도우 재무장관이란 사실은 상징적이다. 영국 <가디언>은 페르난데스와 보두도우가 아르헨티나를 전지구적 경제위기에서 가장 잘 대처한 나라 중 하나로 만들었다며 "페르난데스 정부는 공적 연금을 도입했고 재정 긴축정책 대신 정부 지출을 늘렸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의 사회복지 정책도 지지율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빈곤층 청소년에 대한 교육비를 지원했고 정보화 격차(디지털 디바이드) 해소를 위해 300만 명의 청소년들에게 컴퓨터를 지급했다.

국내외의 반대파들은 이런 정책은 '포퓰리즘'이며 지속가능하지도 않고 재정 건정성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비난해 왔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의 심각한 빈부격차를 감안하면 이는 필요한 일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페르난데스도 당선 연설에서 '빈부격차 해소'를 주력 과제 중 하나로 들었다.

게다가 정부 지출을 늘렸음에도 재정적자 비율은 양호하다. 아르헨티나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0% 대로, 110% 대를 넘어선 미국과 70~80% 대인 유럽 주요국들은 물론, 60% 대인 신흥경제국의 대표주자 브라질과 비교해도 낮은 편이다. 다만 베네수엘라에 이어 역내 2위를 기록 중인 높은 인플레이션은 페르난데스 정부의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그 외에도 남편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의 급사가 그에 대한 동정 여론을 불러일으켰다는 점, 야권이 약하고 분열돼 있어 그의 '현직 프리미엄'을 누를 확실한 대항마가 없었다는 점도 승리의 요인들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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