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는 앞으로 10∼16개월 안에 이라크 주둔 영국군을 이라크에서 철군할 것이라고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시사했다.
블레어 총리는 18일 의회에서 이라크 주둔 영국군의 존재가 "도발"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처음으로 인정하고, 16개월 안에 이라크 보안군에게 치안권을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시사했다고 가디언 신문이 19일 보도했다.
블레어 총리의 발언은 최근 리처드 대넛 육군 참모총장이 이라크 철군론을 주장한 이후 영국군 내에 일고 있는 반기류를 진정시키고,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라크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는 미국의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 신문은 지적했다.
블레어 총리는 이라크 군이 치안을 맡을 수 있게 하는 게 영국의 목표라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그들을 도와주기보다 오히려 도발적 존재가 될 수 있다"고 과거와는 달리 철군론 쪽에 비중을 뒀다.
이어 블레어 총리는 지난 8월 조지 케이시 이라크 주둔 미군사령관이 한 발언을 인용해 영국군의 철군 시기를 예고했다.
당시 케이시 사령관은 "날짜를 못박을 수는 없다. 그러나 앞으로 12∼18개월 안에 이라크 보안군이 이라크의 치안 책임을 맡을 수 있는 수준까지 전진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고, 블레어 총리는 이 말을 의원들에게 다시 환기시켰다.
블레어 총리는 그러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민주주의의 유지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며 이라크에 민주국가를 세우려는 애초 목표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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