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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의 '추석 전 남북관계 좋은소식'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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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의 '추석 전 남북관계 좋은소식' 정체는?

[진단] 南 연이은 사인에 北은 관망세…개선 조짐은 일러

추석 연휴가 지나면서 지난 1일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의 "이르면 추석 전 남북관계에 뉴스가 하나 더 있을 것"이라는 발언에 대한 궁금증이 다시 일고 있다. 홍 대표는 8월 말 북러 정상회담 후 남-북-러 간의 3자 가스관 연결 사업에 여론의 관심이 쏠리는 상황에서 "뭔가 하나 더 터질 수 있다"며 그같이 말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좋은 뉴스'는 없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기대에 그쳤다. 지난달 홍 대표는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 추진을 촉구했지만 통일부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내치면서 통일부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남측의 '사인'

최근 남측에서 몇 가지 긍정적인 대북 '사인'을 보낸 것은 있었다. 우선 통일부 장관이 교체됐다. 천영우 외교안보수석, 김태효 대외전략비서관과 함께 이명박 정부의 대북 강경파 3인방으로 불리던 현인택 장관이 물러나고 대통령실장 출신의 류우익 전 주중대사가 통일부 장관에 지명됐다.

류우익 장관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에서나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거듭 '유연성'을 언급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었다. 류 후보자는 청문회장에서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와 책임 있는 행동이 있어야 추진할 수 있다"면서도 "그런 부분이 사전에 이뤄지거나 협상 과정에서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작년 천안함 사건 이후 내려진 5.24 조치로 인해 전면 불허됐던 남북간의 사회‧문화 교류도 다시 허용됐다.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 겸 유니세프 친선대사가 추석 연휴 기간 방북해 14일 북한 국립교향악단과 은하수관현악단의 공연을 관람하고 지휘했다. 지난 5일 북한 묘향산 보현사에서는 팔만대장경 판각 1000년을 기념하는 남북 합동법회도 열렸다.

통일부는 앞으로도 사회‧문화 교류를 어느 정도 허용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15일 "(류 후보자의 장관 취임) 전에도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검토해왔다"면서 "종교적인 부분이나 예술 부분에 있어서 앞으로 방북의 목적이나 취지, 내용 등을 보면서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발했다. 이 당국자는 "5.24 조치의 원칙이나 기조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연성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대표가 언급한 '좋은 소식'이 이같은 사회‧문화 교류의 재개를 의미한 것이 아니었겠냐는 풀이도 있다. 그러나 여당 대표의 발언에 실리는 무게감이나 "뭔가 하나 더 '터질' 것"이라는 표현에 비춰볼 때 '약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북측의 반응은?

남측의 '사인'에도 북측은 사실상 묵묵부답이다. 북한은 15일로 예정됐던 대북 수해지원 물자 전달에도 당일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통일부는 이날 대북 수해지원 1차분 전달이 불발된 것과 관련해 "북측의 반응이 없어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반응이 오는 대로 수해물자를 조기에 전달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좋은 소식'은커녕 굳어진 남북관계에 악재가 튀어 나왔다. 이날 통일부는 금강산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대응'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관련국들에 대해 해당 (재외)공관에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면서 "조치 내용은 북한의 일방적 조치의 부당성과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금강산 지역에 대한 관광 또는 투자를 자제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3일에는 탈북자 9명이 소형 선박을 타고 일본에 도착했다. 일본 정부는 이들의 한국행을 검토하고 있고 한국 정부 관계자와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북한은 통상적으로 탈북자 문제에 대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 왔으며 지난 2월에는 어선을 타고 표류해온 북한 주민들이 남측에 남겠다는 입장을 밝힌데 대해 '귀순 공작'이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북한은 이 모든 것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금강산 문제를 제외하면 탈북자 문제와 수해지원 문제 등 전혀 성격이 다른 사안들 전체에 대해 모두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북한이 통일부 장관 교체 등에서 조금씩 드러나는 남측의 태도 변화를 관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4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5.24 조치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논평을 실은 것은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노동신문>은 "남조선 당국이 북남 사이의 관계개선을 바란다면 온 겨레의 한결같은 배격을 받는 5.24 조치를 더 이상 붙들고 있을 이유가 없다"며 "5.24 조치가 철회되지 않는다면 북남관계의 개선은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북측이 남측 정부가 보내는 일부 긍정적 '사인'에 얼마만한 무게가 담긴 것인지 가늠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5.24 조치를 하나의 시금석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3일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도 류우익 후보자의 통일부 장관 지명에 대해 "때늦게나마 장관이 교체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우리는 온 민족과 함께 남조선 당국이 앞으로 어떻게 나오는가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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