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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의 미국, 노무현 대북정책 사사건건 '불만' '개입' '혹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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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의 미국, 노무현 대북정책 사사건건 '불만' '개입' '혹평'

위키리크스 전문서 드러나…한나라당은 '이간질' 작전

정보공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 대사관의 외교전문에서 노무현 정부 시절 한미 양국이 북한 문제를 놓고 입장차를 보였다는 사실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미국은 2006년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및 핵실험을 강행하자 한국에 금강산 관광 중단과 남북 장관급 회담 연기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 전문들은 한국시간으로 3일 위키리크스 홈페이지에 공개됐지만 위키리크스 측은 공개 일자를 '8월 30일'로 밝히고 있다. 위키리크스는 2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의 외교전문 25만 건을 원본 그대로 공개해 파장을 낳고 있다.

■ 美 "10.4 선언은 노무현의 은퇴공연"

2007년 10월 5일 작성된 서울발 외교전문에서 알렉산더 버시바우 당시 주한 미 대사는 "(10.4) 선언은 정상회담에서 이룬 것에 대한 보고서가 아니라 노 대통령의 '은퇴공연'(swan song)으로 봐야 한다"고 본국에 보고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10.4 선언의 내용에 대해 "노 대통령이 북한에 경제적으로 너무 많은 약속을 했으며, 한국 정부가 비핵화 절차에 앞서서 한반도의 평화를 선언할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줬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모든 조치의 이행에 정치적 승인과 실질적 재원 마련이 수반된다"며 이같이 보고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 국민은 조속한 남북통일에 대체로 관심이 없다"면서도 이 때문에 오히려 "(한국인들은) 10.4선언에 담긴 '평화와 광범위한 대북 경제협력'의 청사진을 현실성 있다고 보기 때문에 너무 늦게(노 대통령의 임기 말에) 나왔다고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같은해 10월 1일자 전문에서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해 "김정일의 눈을 마주 보며 '북한 핵프로그램이 종식돼야 한다'고 말할 준비가 돼 있는 것 같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합의의 중대성에 비해 노 전 대통령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불일치' 때문에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한국인들인 비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보았다.

■ 美 "금강산 관광 중단 고려해야", 韓 "……"

2006년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및 핵실험 국면에서는 노무현 정부와 부시 정부 간의 입장차가 극명하게 대비됐다. 미국은 예정돼 있던 남북 장관급 회담 연기와 금강산 관광 중단을 한국에 주문했지만 노무현 정부는 이에 반발하는 태도를 보였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당일인 2006년 7월 5일자 서울발 전문에 따르면 버시바우 대사는 반기문 당시 외교부 장관에게 "남북회담을 예정대로 개최할 경우 북한에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business as usual)' 대응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며 회담을 연기하는 것이 불만을 전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 장관은 예정대로 회담을 개최해 오히려 이 기회를 북한에 강력한 항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통로로 활용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미 대사관 측은 같은달 27일에도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노무현 정부의 대응은 혼란스러웠다"고 비판적인 태도의 보고를 올렸다. 대사관은 "처음부터 한국 정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실제로 발사를 명령했다고 믿기를 원치 않았다"면서 "노 대통령부터 그 아래 인사들까지 전반적인 태도는 그것(미사일 발사)이 또 하나의 '위협'일 뿐이라는 것"이라는 인식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같은해 10월 17~18일 방한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그달 9일 있었던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해 한국 정부에 금강산 관광 중단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면서 한국이 조속히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전면 참여할 것을 압박했다.

그러나 힐 차관보를 만난 이종석 당시 통일부 장관은 북한 내부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강력한 대북 압박에 가세할 경우 북한이 추가 핵실험 등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힐 차관보는 당시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맡고 있었다.

■ 한나라당은 부시-盧 '틈새' 공략

부시 행정부와 노무현 정부 사이의 불화는 미국 측에 좋은 인상을 주고 싶었던 한나라당에 의해 활용됐다. 2006년 10월 25일 버시바우 대사와 오찬을 함께한 이상득 당시 국회 부의장(현 한나라당 의원)은 한미동맹 운영과 북한 문제 등 노무현 정부에 대한 전반적인 불만족과 우려를 표시했다.

버시바우는 "이상득 부의장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한나라당이 미국의 최선의 파트너라는 것"이라며 "그의 '무언의 강조점'(point unstated)은 2008년 한나라당이 집권하게 되면 한미 간 현재의 균열은 사라지리라는 것이었다"고 보고했다.

버시바우는 "이 부의장과 동행한 것은 두 명의 친미 성향 한나라당 의원"이었다면서 정형근 의원과 전여옥 의원을 소개했다. 미 대사관 측에 따르면 정형근 의원은 이 자리에서 '한나라당은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사업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중지할 때까지 연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여옥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시 북미 대화가 제대로 진전되고 있지 않다고 비판한 것과 관련해 '유감스럽다'(regrettable)는 입장을 밝히고 버시바우 대사는 김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기도 했다.

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박근혜 의원을 평양으로 초대한 것과 관련해 박 의원이 '터무니없다'(absdurd)고 말했다면서 박 의원은 평양과의 핫라인을 갖고 있지만 이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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