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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반군 트리폴리 입성…리비아 사태 '종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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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반군 트리폴리 입성…리비아 사태 '종막'?

반군 "카다피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 사로잡았다" 주장도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와 반군 간의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리비아에서 전황이 급변하고 있다. 반군은 21일(현지시간) 카다피의 거점인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입성했으며 시내 일부 지역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카다피의 거처가 있는 바브 알아지지야 지구를 제외한 트리폴리 전역이 자신들의 통제 하에 있다는 반군 측의 주장을 보도했다. 영국 <BBC> 방송과 미국 <AP> 통신의 현지 통신원들은 일단의 반군 세력이 트리폴리로 진입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시내 곳곳에서 교전이 벌어지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반군이 승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반군은 트리폴리의 상징적 장소인 녹색광장에 발을 들여놓는데 성공했다. 카다피 지지 시위가 벌어지곤 했던 녹색광장에는 승리를 자축하는 반군들의 모습만이 보일 뿐 카다피 지지자들의 모습은 사라졌다고 영국 <BBC> 방송은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반군들은 녹색광장에서 깃발을 흔들고 축포를 쏘았으며 시민들도 환호로 답했다.

동쪽과 서쪽 양방향에서 트리폴리를 포위하고 있었던 반군은 이날 서쪽에서부터 진격을 시작해 트리폴리 외곽 지역을 점령하기 시작했으며, 반군의 일부 부대는 트리폴리 동쪽 외곽으로도 나아가 요소요소에 검문소를 설치하는 등 일대 지역을 장악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트리폴리 서쪽 27km에 위치한 카다피군의 정예부대 '카미스 여단'의 기지도 반군의 손에 들어갔다. 이 부대는 카다피의 막내아들 카미스가 직접 지휘하는 부대로 장비나 훈련 면에서 최정예군으로 평가받는다.

한편에서는 카미스 여단이 반군과의 교전 끝에 패퇴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전날 카미스가 직접 지휘하는 군대가 트리폴리 동부 질탄에서 반군과 교전을 벌였다는 반군 측 증언 등으로 볼 때 이들 부대가 기지를 비운 사이 일어난 일일 가능성도 있다. 반군 측 목격자는 전날 전투에서 카미스가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 21일(현지시간) 밤 트리폴리 시내에서 반군의 입성을 축하하는 시민들의 모습. ⓒAP=연합뉴스

카다피, 결사항전 다짐

바브 알아지지야 지구에 몰려 있는 카다피 측은 그러나 여전히 휘하에 수천 명의 군대가 있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카다피는 이날 밤 TV연설을 통해 트리폴리를 청소해 '반역자들'을 몰아내자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수도 트리폴리가 (식민지 시대에 이어) 다시 점령당하도록 놔둘 수 있겠나? 반역자들은 트리폴리에 주둔할 점령군의 앞잡이"라고 비난했다.

카다피는 "우리는 결코 트리폴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여러분의 정치와 석유, 영토를 위해 싸울 시기다. 나는 세상이 끝날 때까지 트리폴리에서 여러분과 함께 할 것"이라고 지지자들에게 결사항전을 호소했다.

무사 이브라힘 리비아 정보장관은 카다피군이 곧 피해를 회복할 것이라면서 "우리에겐 수천 명의 전사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브라힘 장관은 또 반군의 공격으로 인한 인명피해에 대해 21일 오후부터 1300명이 죽고 5000명이 다쳤다면서 반군을 비난했다. 그는 나토(NATO)의 공습으로 인해 376명이 사망하고 900명 가까운 부상자가 발생했다며 나토가 '무장한 깡패들'을 돕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브라힘 장관은 "반군 과도국가위원회와 직접적인 협상을 할 용의가 있다"고 말해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무스타파 압델 잘릴 과도국가위원회 의장은 만약 카다피가 물러난다고 발표한다면 공세를 멈출 것이라면서 카다피와 그의 아들들이 안전하게 리비아 국외로 빠져나갈 경로를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반군 "카다피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 사로잡았다"

한편 카다피의 차남이자 정권의 '2인자'인 사이프 알이슬람이 반군에 사로잡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잘릴 위원장은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 등은 언급하지 않은 채 사이프 알이슬람이 체포돼 비밀스런 장소에 구금돼 있다면서 그는 곧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프 알이슬람은 카다피와 함께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의해 민간인 학살과 고문 등의 혐의로 기소가 제기돼 있다. 루이스 모레노 오캄포 ICC 수석검사는 그의 체포 소식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사이프 알이슬람과 함께 카다피의 3남 알사디 또한 체포됐다는 주장이 나왔으며, 장남 모하메드는 반군 측에 투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로이터> 통신은 모하메드가 직접 투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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