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의 `불온서적' 지정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낸 군법무관들에 대한 파면 처분을 취소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1부(김창석 부장판사)는 16일 박모씨 등 전·현직 군법무관 6명이 국방부 장관 등을 상대로 낸 파면처분 등 취소 청구소송의 항소심에서 1심을 깨고 박씨에 대한 파면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지모씨에 대한 파면 처분은 위법하며, 한모씨 등 4명에 대한 감봉·근신·징계유예 처분은 적법하다고 1심과 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일단 "박씨 등이 군인복무규율의 제반 규정을 위반하고 군인으로서 품위를 손상했으며,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으므로 징계사유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하지만 "지씨는 군법무관 시험 합격 후 8년간 군을 위해 기여했는데 파면되면 변호사 자격을 취득할 수 없어 기득권을 송두리째 빼앗기고, 박씨도 5년간 변호사나 공무원이 될 수 없다"며 "파면 처분은 징계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2008년 7월 북한 찬양, 반정부·반미, 반자본주의 서적이라며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 23권을 불온서적으로 지정했고, 군법무관 7명은 이 조치가 장병의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했다며 헌소를 냈다.
이후 국방부가 지씨와 박씨를 "지휘계통을 통한 건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동참자를 모아 헌소를 냈다"는 등의 이유로 파면하고 나머지는 감봉·근신·징계유예 조치하자, 이에 6명이 불복해 소송을 냈으며 1심 재판부는 지씨에 대한 처분만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