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가 동해를 '일본해(Sea of Japan)'로 단독 표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 병행 표기를 원하고 있는 한국 정부를 당혹케 하고 있다.
미 국무부의 마크 토너 부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이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최근 국제수로기구(IHO)에 제출했다는 보도에 대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표기인 일본해를 우리 역시 사용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토너 부대변인은 '일본해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이 국무부의 입장이냐'는 질문에 "미국은 (연방정부 기관인) 지명위원회(BGN. United States Board on Geographic Names)에 의해 결정된 표기들을 사용한다"며 BGN의 기준에 맞는 표기가 '일본해'임을 재확인했다.
미국은 최근 IHO에 제출한 서한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해야 한다는 공식 의견을 제출했다. IHO '해양경계' 실무그룹 의장이 동해 표기에 대한 공식 의견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한데 따른 것이다. IHO는 회원국들만 볼 수 있는 자체 홈페이지에 이같은 사실을 게시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일본을 두둔하고 있다고 반발하며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해야 한다는 뜻을 미국 정부에 전달했다. 그러나 미 국무부의 공식 입장이 이렇게 나옴에 따라 병기 요구는 관철되기 어렵게 된 것으로 보인다.
내년 4월 IHO 총회의 바다이름 표기 규정집 발간을 앞두고 각국은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IHO는 내년 총회에서 각국 해양지도 제작의 기준이 되는 '해양과 바다의 경계' 개정판을 내기 위해 2009년 6월부터 실무그룹을 운용하고 있다.
IHO는 1929년, 1937년, 1953년 세 차례에 걸쳐 바다의 명칭을 채택했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으로 한국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이 '해양과 바다의 경계'에 일본해 단독 표기가 이뤄졌다. 정부는 유엔 가입 뒤인 1992년부터 동해 병기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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