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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여의도연구소 "남북 정상회담 필요…빠를수록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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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여의도연구소 "남북 정상회담 필요…빠를수록 좋아"

민주당 싱크탱크와 '한목소리' 눈길

한나라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의 정낙근 정책실장이 19일 "탑-다운식(하향식)의 남북 정상회담이 필요하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정낙근 실장은 이날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주최 정책토론회에서 "현행 남북관계의 단절은 실무급 당국자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려우므로 '출구' 확보를 위해 정상회담의 개최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실장은 정상회담 시기에 대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면서, 지난 2009년 10월 임태희 대통령실장(당시 노동부 장관)과 김양건 북한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의 회동에서 김양건 부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메시지를 가지고 나왔을 것이라며 "예상 외로 빨리 (정상회담으로) 갈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 1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주최의 토론회에 참석한 참가자들. 왼쪽부터 최대석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장, 박순성 민주당 민주정책연구원장, 백학순 민화협 정책위원장, 정낙근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정책실장, 서주석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프레시안(곽재훈)

'전략적 인내' 부정

정 실장은 또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국익 차원에서 이(남북관계)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며 "북한에 대해 분명히 비판하고 평가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여러 차례 힘주어 말했다.

즉 '어떤 이유 때문에 남북관계가 경색됐다'는 설명보다 '어떤 이유가 있었음에도 해내야 한다'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 그는 "주어진 환경에 대한 상대방의 행동을 '기다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남북관계의 전환에 호응해 나오도록 유도하는 작전수행 역량"이라며 "현 정부는 노력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그는 "북한의 불투명한 대화 제의에 쉽게 응하지 않았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북한이 보여줘야 할 대화의 '진정성'에 대한 구체적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단순히 추상적 또는 레토릭(수사) 차원에서 요구한 측면이 있다는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대화 제의에 대해 면대면 확인절차를 생략하고 아전인수적 해석에 따라 간접적인 언어공방에 치중한 것은 남측의 대화 의지에 대한 의심을 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북교류 및 대화 확대해야"

▲ 정낙근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정책실장 ⓒ프레시안(곽재훈)
정 실장은 "정치적 이유로 민간 차원의 사회·문화적 교류와 접촉이 부진한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비정치적 차원의 교류는 보다 적극적으로 유지함으로써 '접촉을 통한 변화'의 분위기를 이어갈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남북 간 교류협력 재개‧활성화와 인도적 지원 유지‧확대가 필요하다며 "쉬운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 특히 이산가족 등 인도적 사안은 남북관계 상황과 분리시켜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남측의 통일부 장관과 북한의 통일전선부장(통전부) 간, 통일부-국방부(남)와 통전부-인민무력부(북)의 2+2회담 등 새로운 형태의 고위급 정치회담 추진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가 북측과의 대화를 위한 전제조건이라는 관점에 대해 그는 "북한이 취해야 할 선제적 조치를 '조건'으로 하는 것은 곤란하지 않겠느냐"면서 "사과 방식의 유연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북정책 전환은 정권 재창출 차원에서도 필요?

정 실장은 "김정일을 겨냥한 '대북정책'을 넘어 일종의 한반도 경영 정책으로서의 발상과 정책의 진화가 필요하다"며 "그런 면에서 전환의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도 남북관계 전환의 필요성을 느낄 것이라며 "국내정치적 이유로 임기 내 남북관계의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지난 두 정권에서는 각각 한 차례씩 정상회담을 했으나, 이 정권 들어 정상회담을 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역사적·정치적 측면에서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면서 "국정의 절반에 해당하는 남북관계는 별 진전이 없고 오히려 퇴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여의도연구소에서는 2012년 대선을 준비하며 "기본적으로 (남북관계를) 풀어나가는 쪽으로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평화구조 창출 등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지금과는 다르게 안정적이면서도 남북관계를 변화시켜 나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당이나 후보들이 (이런 정책을) 채택할지는 확실치 않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민주당 싱크탱크 '한목소리' 눈길

▲ 박순성 민주당 민주정책연구원 원장 ⓒ프레시안(곽재훈)
정 실장과 함께 이날 토론회 발제를 맡은 박순성 민주정책연구소장 역시 대북정책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남북간 교류와 협력을 강조했다.

박 소장은 "대북 인도적 지원, 이산가족 상봉을 포함한 인도적 문제 해결, 개성공단 확대,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비교적 '쉬운 문제'부터 남한이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쉬운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는 정 실장의 발표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여당과 야당의 싱크탱크에서 한목소리가 나온 이례적인 상황에 참석자들은 놀라면서도 반가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최대석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장은 "한나라당이 민주당이 되고, 민주당이 한나라당이 된 것 같다"고 농담을 건넸다.

다만 박 소장은 "특사 교환이나 정상회담 등 고위급 차원의 당국 간 대화가 필요하지만, 남북관계가 충분히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북관계의 획기적 개선을 성급하게 추진하는 것은 실현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오히려 역효과가 날 가능성이 크다"며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신중론을 펴, 정 실장의 주장과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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