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중북부를 강타한 최악의 지진과 대형 쓰나미로 일본 열도가 아비규환에 빠졌다.
이날 오후 11시 50분 현재 일본 본토 중북부인 도후쿠(東北)와 중주인 간토(關東)의 7개 도현(都縣)에서 사망자가 300∼400명에 달했으며 350명을 넘고 있다.
또 선박과 차량, 건물이 쓰나미로 역류하는 바닷물에 휩쓸려 큰 피해가 발생하고 원전의 가동이 중단됐으며, 정유공장에 화재가 발생하고, 교통과 통신이 두절되는 등 일본 열도가 최악의 혼란을 빚고 있다.
전력공급 중단으로 동북부 해안 지역은 야간에 암흑천지를 빚었다. 도후쿠 지방 440만가구, 간토(關東)지역은 400여만가구 등 모두 450만여 가구의 전기공급이 끊겼다.
정부는 행정력을 총동원해 피해 상황 파악과 구조에 나서고 있지만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46분 도쿄(東京)에서 북동쪽으로 243마일 떨어진 도후쿠 지방 부근 해저에서 발생한 규모 8.8의 일본 국내 관측사상 최대의 지진으로 사망자와 실종자가 계속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높이 10m의 쓰나미에 휩쓸린 미야기(宮城)현 센다이(仙臺)시 와카바야시(若林)구 해안인 아라하마(荒浜)에서는 200∼300명의 익사 사체가 한꺼번에 발견됐다. 이 지역에 있는 인구 7만4천명의 게센누마시는 시가지를 포함해 광범위한 화재에 휩싸였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 시간 현재 사망자는 이와테(岩手)현에서 41명, 후쿠시마(福島)현에서 26명, 미야기 현에서 200∼300여명, 이바라기(茨城)현에서 11명, 지바(千葉)현에서 5명, 도쿄(東京)에서 3명 등 모두 300∼4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야기현에서는 100명이 승선한 선박이 쓰나미에 쓸려 행방불명 되고, 이와테현에서는 중학생 23명을 포함한 48명이 실종됐다. 후쿠시마(福島)에서도 38명이 실종되는 등 전체 실종자가 350명이 넘은 것으로 추정됐다.
지진과 쓰나미로 수천채의 가옥이 붕괴.매몰되거나 휩쓸렸고, 곳곳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하는가 하면 길가던 차량 등도 쓰나미에 파묻히는 등 피해가 워낙 광범위해 사상자 집계가 제대로 이뤄지지않고 있다. 대형 쓰나미 경보는 북쪽 홋카이도(北海道)에서 남부의 고치(高知)현까지 발령됐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福島)현 제1 원자력 발전소 연료봉이 노출돼 방사능이 유출될 우려가 있다며 주변 3㎞ 이내의 주민에게 대피를 지시했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2호기의 연료봉이 노출돼 방사능이 유출될 우려가 있지만 아직 유출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지진과 쓰나미로 도쿄에서 북부로 향하는 모든 신칸센 등 철도가 운행을 중단했으며 전력 송전이 끊기고 통신이 두절되면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통신의 단속적인 두절은 도후쿠 지역 뿐 아니라 도쿄에서도 이날 하루 종일 계속됐다.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이날 밤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안전확보와 피해 최소화를 위해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면서 "국민여러분은 서로 돕는 정신을 발휘해 냉정.신속하게 행동해달라"고 협조를 당부했다.
정부는 간 총리 주재로 긴급재해대책본부 회의를 수차례 열어 구조와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해 자위대와 경찰을 재해지역에 배치했다. 자위대는 8천명이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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