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온라인 매체 <데일리비스트>는 24일(이하 현지시간) 티파티 측이 폭스뉴스가 지난해 대통령 선거 이후 좌편향으로 돌아섰다며 21일 오전부터 24일 오전까지 사흘간 폭스뉴스 시청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티파티가 폭스뉴스 시청 거부 운동을 벌인 것은 올해 들어 벌써 두 번째다.
티파티는 특히 폭스뉴스가 지난해 9월 발생한 리비아 벵가지의 미국 영사관 테러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티파티의 한 활동가는 폭스뉴스가 선거 이후 계속 왼쪽으로 가고 있다면서 "단 하나뿐인 보수 방송사를 잃고 있다"고 탄식했다.
티파티의 첫 번째 시청 거부 이후 폭스뉴스는 벵가지 사건 보도 편성을 늘렸다. 그런데 티파티는 폭스뉴스의 보도에 여전히 불만을 갖고 있다. 이들은 폭스뉴스의 보도가 닉슨 대통령을 낙마시켰던 워터게이트 사건과 같은 탐사보도가 아닌 그저 정부에 불평만 늘어놓는 수준이라며 진실을 숨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 미 폭스뉴스의 한 장면. 폭스뉴스는 오바마의 비난에 열을 올리는 대표적 보수 방송사다. 화면은 지난 2008년 대선 당시 폭스뉴스가 오바마 상원의원이 인터뷰에 응할 때까지 시간을 재는 '오바마 워치'를 24시간 스튜디오에 설치한 모습 ⓒ폭스뉴스 캡처 |
이같은 움직임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미국 네티즌들은 대체로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티파티의 폭스뉴스 시청 거부 소식을 알린 <허핑턴 포스트>에는 티파티를 비난하는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허핑턴 포스트>에서 다수의 코멘트를 쓰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슈퍼유저(Super User)' 배지를 달고 있는 아이디 'skmind'는 "티파티는 뉴스나 사실에 신경 쓰지 않는다. 만일 그랬다면 그들은 폭스뉴스를 시청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아이디 'Cappy1437'은 티파티의 주장은 간단히 말해 "사실이 아니"라며 "그들(폭스뉴스)은 항상 벵가지 이야기를 한다. 티파티는 공부 좀 하고 오라"고 비난했다. 폭스뉴스와 티파티의 관계를 프랑켄슈타인에 비유하는 댓글도 등장했다. 아이디 'beatlestones'는 "프랑켄슈타인 이야기처럼, 괴물(티파티)이 그의 창조주(폭스뉴스)를 공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폭스뉴스는 미국 케이블 뉴스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는 방송사로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의 정책을 거세게 비판하면서 노골적으로 보수 성향을 드러냈다. 미국 내에서는 지난해 대선에서 폭스뉴스가 드러낸 강경한 보수 색채가 당시 공화당 후보인 밋 롬니의 당선에 방해가 됐다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였다.
한편 티파티는 폭스뉴스의 대안으로 올여름 개국하는 '원 아메리카'(One America)라는 보수 성향 방송에 기대를 걸고 있다. 동시에 이들은 폭스뉴스가 다시 '우회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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