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외무부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을 재차 비난하고 우라늄 농축시설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또 한편으로는 한미연합훈련과 한미일 3자의 군사협력 강화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이런 입장은 13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박의춘 북한 외무상의 회담이 끝난 직후 내놓은 언론발표문에 담긴 내용이기에 더욱 주목된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 회담에서 "인명 손실을 초래한 남한에 대한 포격은 비난받아야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이 전했다. 위의 내용에서 포격의 주체는 명기되지 않았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한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영국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북한에 2005년 9.19 공동성명 이행을 촉구하며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러시아 외무부는 이 회담에서 "러시아 측은 대규모의 군사훈련으로 인해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의 정치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 역시 훈련의 주체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는 표현이나 한미연합훈련과 한미일 간의 군사협력 강화 및 한국군의 사격훈련 등에 대한 경계의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언론발표문에서 러시아 외무부는 "한반도 문제 관계국들은 긴장 고조를 더할 수 있는 행동을 중지함으로써 최대한의 자제를 보여야 하며, 특히 한반도의 긴장 완화와 대화 재개, 정치외교적 수단을 동원해 남북간의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강조돼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입장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비판하고 비핵화를 촉구하면서도 또한 한미일 3국의 군사행동 자제를 촉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의 입장과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6자회담 당사국들 중 한미일 3국은 이번 사태에 대해 비교적 일치된 대응을 보인 반면 나머지 나라들은 다소간의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현재 6자회담 당사국 중 미국, 일본은 6자회담 재개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는 조속한 6자회담 재개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3국은 중국이 제의한 6자회담 수석대표 긴급회담을 사실상 거부했으나 러시아는 중국의 제안에 동의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반면 러시아는 23일 포격 직후부터 비판적으로 대응했다.
이런 상황에서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러시아 방문에서 어떤 논의가 오갈지 주목된다. 위 본부장은 14일 오전 출국했으며 오늘 15일 러시아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알렉세이 보로다브킨 외무부 차관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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