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신문>은 간 총리가 과거 당 대표와 간사장 경험이 있는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상을 간사장에 기용하는 쪽으로 당 개편 방안을 최종 조정하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당의 '얼굴'인 간사장 자리는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현 간사장이 7월 참의원 선거 패배에 책임을 진다는 이유로 전부터 사의를 굳힌 상태라 당 개편 가운데서도 초미의 관심사였다.
▲ 오카다 가쓰야 일본 외상(외무부장관) ⓒ뉴시스 |
따라서 오카다 외상의 간사장 기용은 당 개편에서 오자와 전 간사장의 색을 최대한 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사히>는 간 총리가 오카다 외상을 쓴다면 그 배경에는 탈(脫) 오자와 노선을 유지하면서 여론을 설득할 수 있다는 계산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간 총리가 정치자금 문제와 결별한 '깨끗한 민주당'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깨끗한 이미지의 오카다가 간사장으로 적임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마침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서 간 내각의 지지율이 급상승하는 등 정권에 순풍이 불고 있는 것도 여론을 중시한 인선을 추진하는 배경이라고 <아사히>는 설명했다. 현재 간 내각 지지율은 <아사히> 여론조사에서는 57%, <니혼게이자이신문> 조사에서는 71%로 높게 나타나 30% 대까지 내려갔던 참의원 선거 정국의 침체를 벗어나 안정적인 수준을 회복했다.
오자와 그룹의 복잡한 심리…오자와는 어디로?
다만 여론과 함께 인사의 주요 변수인 당심(黨心)이 골칫거리다. 간 총리는 당초 당 화합이라는 관점에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起夫) 전 총리 그룹 의원이나 중간파의 중진 의원을 간사장에 기용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 간 나오토 총리(왼쪽), 오자와 이치로 전 민주당 간사장(오른쪽) ⓒ로이터=뉴시스 |
<요미우리>는 당 개편 폭풍전야를 오자와 그룹의 심리에 초점을 두고 묘사했다. 이 신문이 인용한 오자와 그룹의 한 간부는 "우리는 경선에서 패배했으니 인사에 대해선 어떤 말도 할 수 없다. 간 총리와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관방장관이 좋을 대로 하면 된다"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대표 경선에서 간 대(對) 오자와가 당을 양분시킬 정도의 전투를 치른 직후인 만큼 당의 융합을 위해서 상당한 역랑이 필요하다는 정서가 팽배하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특히 요직인 간사장직에 대해 당의 몇몇 간부들은 "당을 어떻게 운영해도 한쪽 진영에겐 미움을 받고, 반드시 방해받게 돼 있다. 간사장은 고생만 할 뿐이다"이라며 경원시했다.
중의원과 참의원의 다수당이 다른 여소야대 상태인 '네지레 국회'를 극복할 수완도 요구되기 때문에 간사장 자리의 무거움은 만만찮다. 경선에서 패배한 오자와 측에서는 이번 인사에 대해 "(간 총리가 얼마나 당 융합의 의지를 보여줄지) 솜씨를 좀 보자"는 냉소적인 심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자와 전 간사장의 거취에 대해서 오자와 그룹 내에서는 "대표 경선시 의원 투표에서 간-오자와가 경합한 만큼 총리가 오자와를 넘버 투 자리에 앉혀야 한다"는 의견과 "오자와 그룹의 중진·신진을 내각의 차관급 정도로 처우하면 되지 오자와 본인을 대우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까지 다소 시각이 갈리는 상황이다. 당의 실세로 암약하다가 일등병 신세로 전락한 오자와를 둘러싼 복잡한 심정이 읽힌다.
여론은 오자와를 적절한 자리에 복권시키는데 그리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16일 여론조사 결과엔 이번 당정 개편에서 오자와 전 간사장을 요직에 기용하는 방침에 대한 찬반 의견도 포함돼 있었는데 <아사히> 조사 결과 65%, <니혼게이자이> 조사결과 61%가 요직 기용에 반대했다. 35~40%는 기용해도 괜찮다는 의견인 셈이다.
한편 개각에도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간 총리는 측근인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관방장관,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재무상, 렌호(蓮舫) 행정쇄신상,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정조회장 등은 유임시키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 총리는 17일 내로 당정 개편을 마무리하고 국정에 전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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