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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정치자금' 오자와 참패…간 총리, 日 민주당 대표 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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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정치자금' 오자와 참패…간 총리, 日 민주당 대표 선출

'오자와 그룹'과 2라운드…분당 가능성도 거론

일본 집권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간사장을 큰 표차로 따돌리고 재신임됐다. 지난 6월 총리 사퇴와 7월 참의원 선거 참패를 겪은 민주당으로서는 3개월 만에 당내 리더십이 다시 교체되는 최악의 경우는 면한 셈이다.

14일 오후 도쿄시내 호텔에서 열린 민주당 임시당대회 대표 경선에서 간 총리는 총 유효 포인트 1212포인트 가운데 과반인 721포인트를 얻어 491포인트를 얻은 오자와 전 간사장을 누르고 당선됐다. 간 총리는 투표권을 가진 당 소속 중·참의원, 지방의원, 당원·서포터들 각각으로부터 고른 지지를 확보해 당초 박빙을 점쳤던 여론의 예상을 깼다.

▲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14일 민주당 대표 경선 결과를 듣고 미소를 짓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민주당 내 간 총리의 위상은 이날 2년 임기의 당대표직에 여유 있게 안착하면서 지난 7월 참의원 선거 참패로 흔들렸던 위기를 겨우 모면한 모양새다. 중의원 해산이나 총리의 자진 사퇴 등 돌발 변수가 일어나지 않는 한 간 총리 리더십 체제는 오는 2012년 9월까지 이어진다.

간 총리는 이날 대표선출 직후 수락 연설을 통해 "민주당의 창당 정신,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의 뜻을 받들어 일본의 경제 재건, 빈부격차 해소 등 현안 과제를 풀어가는데 주력하겠다"며 "경선 과정에서 약속한대로 누구 편도 없이 거당일치(당의 총 단합) 체제를 이뤄나가겠다"고 밝혔다.

당분간 내각 지지율 하락의 원인인 경제 문제 해결과 경선 과정에서 흐트러졌던 당내 갈등구도를 해소하는데 주력할 것임을 시사한다.

당심(當心) 추스르고 '네지레 국회' 해결해야

<아사히신문>은 간 총리가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과반을 차지한 정당이 서로 다른 상태인 '네지레 국회'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면서, 오자와 전 간사장의 지지 세력이 당내 야당을 결성해 향후 정권운영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당 안팎으로 정권운영의 장애물이 포진해있는 셈이다.

원래 대립각을 세웠던 간 총리와 오자와 전 간사장 사이의 갈등은 이번 경선을 계기로 더욱 깊어져 관계 복원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지난달 30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起夫) 전 총리의 중재로 오자와 전 간사장의 경선 불출마로 합의에 이르렀다가 하루 만에 결렬되는 파행을 겪기도 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간 총리는 조만간 당 지도부의 일부 인사를 교체하는 등 당을 추스르고 내각 개편에도 착수할 방침일 것으로 알려졌다. 대대적인 권력개조 작업에서 선거전으로 양분된 당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봉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과정에서 당내 최대 세력인 오자와 그룹이 간 총리의 당정 개편에 반발할 경우 일본 언론들이 지적하고 있는 '당내 야당'이 공고해지거나 분당·탈당이 빚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전 간사장(왼쪽), 간 나오토 현 총리(오른쪽) ⓒ로이터=뉴시스

오자와의 운명은

간 총리가 지휘할 당정 개편은 당의 막후 실력자인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의 운명에 직결된다. 민주당내 권력 재분배란 결국 당의 최대 실력자이자 막후정치의 1인자였던 오자와 전 간사장의 색깔을 빼느냐 마느냐의 결정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간 총리는 일단 화합을 강조하는 눈치지만 이번 경선에서도 '탈(脫) 오자와' 노선을 내걸었던 만큼 당 분열 가능성도 적지 않다.

1993년 자민당 탈당으로 시작해 신당 창당과 분당을 거듭해 온 오자와 전 간사장의 화려한 이력도 이러한 의혹을 부추긴다. 그는 경선 출마의사를 표명할 때부터 패배하더라도 당을 떠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당내에서도 그리 신임을 얻지 못하고 있다.

한편 오자와 전 간사장의 완패는 정치자금 문제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4일 당대표 입후보 연설에서 "지금 정치를 바꾸지 않으면 늦는다. 정치 생명의 총결산이라는 (의미로) 마지막 힘을 다 바치겠다"며 개혁을 강조했지만 결국 정치자금 문제로 악화된 여론의 벽을 넘지 못했다. 오자와 전 간사장은 올해 초 정치자금 수지 보고서 허위 기재 혐의로 주변인들이 줄줄이 기소되고 본인도 검찰에 수차례 참고인 조사를 받는 등 정치적 오점을 남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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