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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超)엔고, 중·일 갈등으로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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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超)엔고, 중·일 갈등으로 비화

크루그먼 "미국도 일본처럼 중국에게 할 말 해야"

최근 일본의 초(超)엔고 현상은 국제경제학계의 미스터리로 회자되고 있다. 알다시피 일본은 20년 장기불황에 디플레이션에 허덕이며 국가부채가 GDP 대비 2배에 달하는 '저질 경제'로 악명이 높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엔화의 환율은 달러 대비 역사적 저점(통화 가치 최고점)을 넘볼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다. 달러 대비 엔화의 환율의 역사적 저점은 지난 1995년 4월 19일 기록한 79.75엔인데, 최근 15년래 최저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는 엔화 환율은 14일에는 장중 83엔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 엔화 환율이 달러 대비 15년래 최저치를 거듭 경신하며 14일 83엔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로이터=뉴시스
"초엔고 배경, 중국의 일본 채권 매수 확대"

일본 정부는 초엔고 현상으로 수출 확대로 경제를 살리려는 계획에 큰 차질을 빚고 있어 비상이 걸린 상태다. 주목되는 것은 이날 삼성경제연구소가 '엔고와 한국경제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적했듯 '초엔고' 현상의 배경에는 '중국 중앙은행의 일본 채권 매수 확대'도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과 시장관계자들은 국채 매입과 매각 흐름은 절대 규모는 별로 크지 않더라도 금리와 환율에 심리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급기야 노다 요시히코 일본 재무상은 지난주 "중국의 일본 채권 매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중국 당국과 논의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13일 <뉴욕타임스>에 게재된 'China, Japan, America'라는 칼럼에서 "노다 재무상의 발언은 '당장 채권 매수를 중단하라'는 요구의 외교적 완곡어법"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크루그먼 교수가 엔고를 둘러싼 일본과 중국의 갈등에 관심을 보인 이유는 미국 정치권을 비판하기 위해서였다. 미국도 일본과 비슷한 처지인데, 왜 미국은 일본처럼 중국에 대해 할 말을 하지 못하느냐는 것이다.

"중국의 국채 매입 중단 두려워할 이유 없다"

크루그먼 교수에 따르면, 중국은 위안화 환율을 조작하고 있지만 미국 정치권은 중국이 미국 국채매입을 중단할 것을 두려워해 어떤 대응도 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의 국채를 매입해주는 것은 '약을 주는 게 아니라 병을 주는 것'이다. 일본은 이러한 사실을 이해하고 있기에 '채권 매입 중단'을 요구하고 나설 수 있었다는 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중국의 채권 매입 중단을 두려워 하는 것은 완전히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이라면서 "자본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굳이 중국 자본이 필요한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미국의 국채 일부를 매각하면 달러 가치는 하락할 것이다. 하지만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미국의 수출 경쟁력은 오히려 높아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생긴다는 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심각한 경제위기로 수출 확대와 일자리 창출이 시급한 미국 경제 전체와 특히 노동자를 위해서 이런 변화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강조한다.

일본이 중국의 일본 국채 매입이 중단되하길 원하는 이유도 중국의 일본 국채 매입이 엔화 가치를 끌어 올리기 때문인데, 왜 미국 정치권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변화를 두려워 하느냐는 것이 크루그먼 교수의 지적이다.

미국 정치권의 대중국 저자세,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이처럼 부적절한 두려움을 내세워 미국 정치권이 중국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고수하자 크루그먼 교수는 진짜 배경은 따로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중국의 통상 보복에 대한 두려움이 실제 이유라는 판단이다.

다국적 회사 등 중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원하는 산업계에서는 중국에 반기를 드는 기업에 대해 시장 접근 자체를 봉쇄하는 보복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악명 높은 중국 정부 관료들의 행태를 매우 두려워 하는데, 미국 정치권이 기업계의 입김에 휘둘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크루그먼 교수는 "지금은 다국적 기업들에게 좋은 것이 종종 경제위기로 더 많은 일자리가 필요한 미국 전체, 특히 노동자들에게는 나쁜 일이 될 수 있다는 말이 타당한 시기"라면서 "미국의 정책당국은 있지도 않은 국채 매각 위협과 업계의 두려움 때문에 계속 휘둘리고 있을 것이냐"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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