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청문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공개질의를 통해 도덕성을 비롯한 신상문제가 이뤄졌고, 오후 4시 이후부터는 북한 동향 등 정책과 관련한 질의가 비공개로 진행된다.
▲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내정자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야당 측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이날 남 후보자가 소득보다 예금이 더 많은 점을 지적하고 재산형성 과정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남재준 후보자가 재산등록한 1998년부터 2005년까지 총수입은 7억500만 원이고, 실수령액은 6억 원"이라며 "그런데 재산증가액 대부분이 예금으로, 6억1000만 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활비는 뭘로 썼나, 이슬만 먹고 살았나"며 몰아붙였다.
남 후보자는 이에 대해 "봉급과 군인공제회를 합치는데, 군인공제회 이율이 복리법으로 계산됐기 때문에 이율이 상당히 높았고, 집을 세주고 있었다"며 "제가 저축한 액수는 총소득의 약 73%"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옷 한 벌을 15년씩 입고 살았다. 지금 이 옷도 11년 된 옷"이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민주통합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2004년 남 후보자가 강원 홍천의 토지를 매입한 것과 관련 "땅 가격이 현재 두 배가 올랐다"며 "남는 장사로 볼 수 있는데 투기 아닌가"라고 추궁했다. 남 후보자는 "땅 값이 오를만큼 오른 뒤에 비싸게 주고 샀다"며 투기 의혹을 부인했다.
추 의원은 또 남 후보자가 2006년부터 육군 대학에서 강연을 한 사실을 들며 "남 후보자는 2006년부터 육군대학 강사로 고정 소득을 받았다"면서 "왜 소득 자료로 제출을 하지 않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민기 의원은 남 후보자가 국방부가 제공하는 연말정산 자료 공개를 거부한 사실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재산형성 과정에서 한 점 의혹이 없다면, 자료제공을 거부한 연말정산 자료를 주면 된다"며 내역 공개를 요구했다.
야당 위원들은 최근 장관 청문회에서 후보자들이 5·16 관련한 답변을 회피한 것과 관련, 남 후보자에게도 입장을 캐물었다. 남 후보자는 이에 대해 "그 시대를 살았던 한 개인으로서 답하면 쿠데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잘 살고자 하는 국민의 열망을 산업화를 달성해서 풍요를 이뤘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與 "마이크 꺼" VS 野 "이렇게 하면 박 대통령이 이뻐하나"
한편 청문회 도중 새누리당 서상기 위원장과 민주통합당 소속 정보위원들이 고성이 오가며 청문회가 한 차례 정회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위원장과 야당 소속 위원간의 마찰은 청문회 시작 40여 분만에 일어났다.
민주통합당 김현 의원이 남 후보자가 외부 강연에서 제주 4·3사건과 전교조에 대한 생각을 묻자 서 위원장은 질의 내용이 '후보자의 도덕성과 신상'의 범위에 벗어난다며 김 의원의 발언을 제지하고 나선 것. 김 의원은 이날 남 후보자가 강연에서 제주 4·3사건에 대해 '무장 폭동 및 반란이라고 규정했고, 전교조에 대해선 '친북 좌파 세력'이라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 유인태 민주통합당 의원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남재준 국정원장 내정자 인사청문회 도중 서상기 정보위원장이 5.16에 대한 유 의원의 질문에 남 내정자가 답변을 하기 전에 다음 순서를 진행시키자 거세게 항의한 후 자리를 일어서고 있다.ⓒ연합뉴스 |
김 의원의 집중 추궁에 서 위원장은 "지금은 도덕성 및 개인 신상에 관한 청문회 시간"이라며 발언을 차단하고, "마이크를 끄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에 김 의원을 비롯한 야당 정보위원들은 "개인 신상에 관한 질의다. 위원장이 국회의원의 발언을 사전 검열하려는 것이냐"고 거세게 반발했다. 특히 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이렇게 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예뻐하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서 위원장은 "(공개 회의에서 도덕성과 신상을 질의키로 한) 합의를 파기 하겠다는 것이냐"며 "그럼 위원장 자격으로 정회를 선포할 수밖에 없다"며 의사봉을 치며 회의를 중단했다.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이런 개떡 같은 청문회가 있냐"며 버럭 소리를 지른 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5분 뒤 청문회는 속개됐지만, 민주통합당 소속 위원들은 서 위원장에게 불만을 표했다. 서 위원장에게 발언 제지를 당한 김 의원은 이후 추가 질의에 앞서 서 위원장에게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서 위원장과 민주통합당 위원들 간 신경전은 청문회 초반에도 한 차례 일어났다.
정청래 의원이 질의에 앞서 의사진행 발언을 했으나, 해당 시간이 질의 시간에 포함되자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서 위원장이 이를 묵살하고 "그냥 진행하라"고 지시해 야당 의원들이 항의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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