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후보자는 6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향후 남북관계를 진전시킬 수 있는 대화 루트를 만들 의사가 있느냐는 민주통합당 우상호 의원의 질문에 "상대가 호응을 해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은 대화의 문을 항상 열어놓고 있다"고 답했다.
5.24조치 해제에 대해서 류 후보자는 "5.24 조치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책이다. 말하자면 북한의 도발에 대한 정당한 대응이었다"며 "지금 상황에서 5.24 조치를 해제하려면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류길재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6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뉴시스 |
류 후보자는 이어 법적 근거 없이 취해진 5.24 조치의 정당성을 옹호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류 후보자는 민주통합당 홍익표 의원이 5.24 조치의 법적 근거 문제를 거론하며 "북한과 관련한 정부의 행위는 법적 근거가 없어도 괜찮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걸려있는 안보적 사안이라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홍 의원은 "그러한 사항도 헌법에 정해져 있다. 모든 대통령이 국가 안보에 대해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다. 그러나 5.24조치는 어떠한 법적 근거도 없다"고 일축했다.
박주선 의원도 류 후보자의 발언에 문제를 제기했다. 박 의원은 "우리나라는 법치 국가다. 대통령도 초헌법적 조치를 하거나 법률에 위배되는 조치를 하려면 법적 근거가 있어야한다. 그런데 남북교류협력법에 비춰 보더라도 5.24 조치는 법적 근거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 심재권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류 후보자가 법치주의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류 후보자는 결국 "대통령이나 정부가 하는 모든 일은 반드시 법적 근거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 다만 5.24 조치의 법적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나온 발언 이었다"며 사과했다.
새 정부 장관 후보자들, 5.16 발언 '판박이'
한편 류 후보자는 5.16은 쿠데타가 맞느냐는 민주통합당 정청래 의원의 질문에 "역사의 평가에 맡겨야 한다"고 대답했다. 그는 정 의원이 교과서에서는 군사정변으로 가르치고 있다는 지적에 대답을 하지 않았다.
류 후보자의 발언에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홍익표 의원은 "이완용 씨 후손이 유력 정치인 되고 대통령 되면 이완용이 한 일이 잘한 일이 되나? 눈치 보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류 후보자는 민주통합당 원혜영 의원이 "교과서에 군사정변으로 나와 있는데 그럼 교과서가 잘못된 거냐?"고 따져 묻자 교과서의 표현은 인정한다고 대답했다.
민주통합당 추미애 의원은 5.16이 쿠데타인지에 대한 질문에 류 후보자가 명확하게 대답하지 못하자 "학생들에게 소신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상황의 유·불리에 따라 적절히 잘 답변하라고 가르쳤냐"며 "지금까지 후보자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답변만 수십 번을 했다. 후보자는 철학은 있는 거냐. 청문회는 왜 하나"라고 쏘아붙였다.
민주통합당 유인태 의원은 "후보자에게 5.16 쿠데타에 대한 평가를 묻는 게 아니지 않나. 평가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묻는 것"이라며 "이것도 소신 있게 대답 못하나.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심재권 의원 역시 "후보자가 장관이 되면 뭐할지를 묻는 것이 아니라 후보자로서의 정책적 견해를 묻는 것"이라며 소신 있게 대답하지 않는 후보자의 태도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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