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중생 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검거돼 여론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빈곤을 방치한 정부도 이번 사건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는 11일 "부산 여중생 살인사건의 또 다른 범인은 빈곤을 방치한 정부"라는 성명을 내 "이번 사건은 성폭행 전과자에 대한 관리 부실과 치안 체제에도 문제가 있지만, 뉴타운 개발에 밀려 산동네에 밀려난 서민들의 빈곤 문제에 그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매일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각박한 생활을 꾸려가야 하는 서민들에게는 초등학교를 막 졸업한 귀여운 딸아이를 안전하게 키울 수 있는 여유조차 허락되지 않았던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는 지금 빈곤이 확대되면서 미국의 빈민가에서나 나타나는 전형적인 범죄 양상이 등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얼마전 젊은 부부가 PC방에서 게임에 몰두하다가 어린 아기를 굶겨 죽인 사건을 두고 " 빈곤에 시달리던 심리적 압박이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자신들의 아기까지 죽음으로 내몰았던 것"이라며 "이런 맥락에서 정작 중요한 살인자는 가난을 방치하는 사회라고 보는 것이 합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얼마 전 통계청이 발표한 '2009년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빈곤층 가구의 수는 지난해 말 사상 최초로 300만을 넘어 305만 8000가구다. 4900만 인구 중에 700만 명이 빈곤층"이라며 "이러한 빈곤층의 비율은 이명박 정부의 등장과 함께 급증하고 있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표상의 경제회복은 부유층의 삶은 더욱 윤택하게 만들지만 저소득층의 삶은 더욱 황폐화시키는 사회 양극화만을 심화시켰을 뿐"이라며 "복지 확대 없는 성장 정책만으로는 국민들에게 더 나은 삶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시간이 지날수록 분명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악순환의 근본적인 원인은 부자감세 등으로 인한 국가 재정 악화와 4대강 사업에 예산을 쏟아 붓는 과정에서, 국민의 삶에 필수적인 복지에 대한 국가의 책임이 방기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불필요한 삽질예산의 과도한 배정이 사회 양극화의 심화와 빈곤층 300만 가구 시대를 만들게 된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치안을 강화하고 법을 고치는 것도 필요하지만, 최소한의 주거를 보장하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며, 마음 놓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육아지원정책이 보장되는 보편적 복지국가가 되어야 더 이상 가슴 아픈 뉴스를 우리 국민들이 보지 않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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