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우룡)이 일부 야당 이사들의 반발에도 차기 사장 선임 논의에 돌입했다. 방문진은 이르면 오는 12일부터 공모를 시작해 이달 말이나 내달 초에 사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방문진은 11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대략적인 차기 사장 선임 절차를 논의했다. 정상모, 한상혁 등 야당 추천 이사들은 보궐 임원 선임을 의결해 엄기영 전 사장의 자진사퇴를 초래한 지난 8일 이사회에 문제를 제기하며 퇴장했다. 방문진은 12일 오후 다시 임시이사회를 열어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하기로 했다.
"2월 말이나 3월 초 차기 사장 선임"
방문진의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는 차기환 이사는 "대략 2월 말이나 3월 초에 정기 주주총회가 예정되어 있는 만큼 그에 맞춰 사장이 선임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기환 이사는 "일단 후임 사장 선임은 최문순 전 사장 때처럼 공모 절차를 밟기로 했다"며 "공모 기간은 일주일이나 설 연휴를 감안하 열흘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문진은 12일 임시이사회에서 선임 일정을 확정하면 즉시 인터넷으로 공모에 돌입할 계획이다.
차 이사는 "인터넷 공모에 많은 분들이 응모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소위를 구성해 서류 검토 후 3~5명의 후보를 선정하고 방문진의 서류검토를 거쳐 내정자를 결정해 주총에 추천하는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문화진흥회가 방송파괴진흥회 됐다"
그러나 엄기영 전 사장의 사퇴 이후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은 '총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하기로 하는 등 MBC 구성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날 이사회에서도 정상모, 한상혁 등 야당 추천 이사들은 김우룡 이사장의 사과를 요구하고 퇴장했다.
정상모 이사는 기자들과 만나 "지난 8일 이사회의 임원선임 의결은 문화방송(MBC) 사장 구성원들의 의사를 완전히 무시하고 MBC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본질적으로 훼손한 것"이라며 "김우룡 이사장이 책임과 공개사과를 요구하며 퇴장했다"고 밝혔다.
정 이사는 "방문진 이사에게는 임원 선임에 대한 책임 근거 규정이 없다. 당사자들의 의사를 무시한 채 임원 선임을 강제한 것은 횡포"라며 "그런 횡포를 당하고 어느 누가 가만히 있겠는가. 엄 사장이 스스로 그만두도록 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방송문화진흥회가 방송파괴진흥회가 되고 있다"면서 "MBC의 독립성, 자율성을 법률적으로 훼손하고 위기에 빠뜨린 임원 선임 강제 행위에 이사장이 책임을 지고 공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상혁 이사는 "지난 8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이사회는 이사들을 원래 장소에 모이게 해놓고 장소변경 고지도 안 한 채, 여당 측 이사들끼리 모여 전화로 통지했다"면서 "절차상으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한편 MBC 노동조합은 11일부터 '낙하산 사장 저지와 공영방송 MBC 사수를 위한 총파업 찬반 투표'를 전국 20개 지부에서 일제히 시작했다. 11일부터 이틀간 부재자 투표를 거쳐 16일부터 본 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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