팻 로버트슨 목사는 지난 13일 <크리스천 브로드캐스팅 네트워크>의 '700 클럽' 프로그램에 출연, 아이티에서 지진으로 수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악마와 결탁했기 때문"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로버트슨 목사는 "아이티는 나폴레옹 3세인가 누군가에 의해 프랑스의 품 안에 있다가 악마와 손을 잡았다. 아이티인들이 악마에게 '당신이 우리를 프랑스로부터 해방시켜 주면 당신에게 복종하겠다'고 말하자 악마가 '좋다. 그렇게 계약하자'고 했다. 이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 팻 로버트슨 목사 |
이어 로버트슨은 "그러자 아이티인들은 프랑스를 쫓아냈다"며 "하지만 그 후 그들은 계속 저주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버트슨 목사가 아이티와 '악마'를 연결시킨 것은 아이티인들이 서아프리카의 종교인 부두교와 기독교 신비주의를 결합시킨 독특한 종교 의식을 하고 있다는 사실과 관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티에서는 1791년 더티 부그만이란 인물이 부두교 의식을 한 것을 계기로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쟁취하자는 운동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백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최악의 비극 앞에 기독교 목사가 이 같은 험담을 퍼붓자 백악관도 기가 막힌다는 분위기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14일 "(로버트슨의 말에) 그저 놀라지 않을 수 없다"며 "주민들이 엄청난 비극을 당한데 대해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다(utterly stupid)"고 비난했다.
깁스 대변인은 "그 같은 일(독설)은 마치 시계가 돌아가듯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다"고 혀를 찼다.
한국전쟁 때 해병대원으로 참전했고 1988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하기도 했던 로버트슨 목사는 89년 기독교연합(Christian Coalition)을 창립해 기독교 우파의 정계 진출을 지원해 온 인물이다.
로버트슨은 과거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를 암살해야 한다거나, 작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때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지할 것"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그는 또 9.11 테러와 관련해서도 "낙태주의자와 동성연애자 등 불건전한 것으로부터 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라는 신의 계시"라고 주장하며 미국 내외에서 거센 비난을 받았다.
▲ 러시 림보 |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끊이지 않는 독설로 유명한 극우파 논객 러시 림보도 빠지지 않았다.
러시 림보는 14일 자신이 진행하는 <프리미어 라디오 네트워크>의 '러시 림보 쇼'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아이티에 긴급 구호를 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이미 아이티에 기부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돈은 미국이 국민들로부터 걷은 소득세에서 나갔다"고 덧붙였다.
러시 림보는 이어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재난에 저렇게 움직이는 것은 미국 흑인 사회에서 '신용'을 얻기 위해서다. 덜 검은 흑인(오바마 대통령을 지칭) 사회와 새카만 흑인들의 공동체 양쪽 모두에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오바마 대통령이 아이티 지진에 대해 말을 한 것은 작년 크리스마스 미국 항공기 테러 미수 사건에 대해 언급했던 때보다 더 빨랐다"며 "오바마가 (테러 미수로 위험해진) 미국에 대해 과연 사과 한 마디라도 했나"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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