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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가 살아야 중국경제가 산다

[中國探究]<38> 불안한 중국경제

최근 중국 경제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4분기의 6.1% 성장을 저점으로 중국경제가 회복국면에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경제성장은 국내의 투자, 소비, 그리고 해외 수출이라는 3대 수요 요인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중국경제의 회복은 정부에 의한 투자에 의해 주도되고 있으며, 민간 소비와 수출은 여전히 불안하다.

특히 지난 수년간 중국의 고속성장에 크게 기여해 온 수출은 금년 1~4월 중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5%가 감소하였다. 중국 성장의 1/5 이상을 담당해 온 해외수출의 위축을 국내소비 확충으로 보완해야 하는 중국 정부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세계의 수요 위축으로 인해 중국이 수출 확대 조치를 취한다하더라도 수출이 단기간 내에 회복되기는 어렵다. 따라서 중국정부는 국내 투자와 소비를 활성화함으로써 금년도 성장목표 8%를 달성하려 한다.

이러한 목표 아래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특히 4조 위안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 9,500억 위안의 재정적자 편성, 5,000억 위안의 감세 조치, 10대 산업 조정 및 진흥 계획 등 다양한 조치를 발표하였다. 이러한 조치들이 효과를 거두면서 금년 1~4월 중 중국 도시지역의 고정자산투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5%의 높은 증가율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문제는 소비가 중국정부의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금년 1~4월 중 중국의 국내소비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5%의 견실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해에 비해 6.6%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8%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소비 확대가 긴급한 중국 정부의 마음이 조급해지는 이유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소비 회복이 관건이라는 인식 아래 다양한 소비 부양조치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중국정부의 소비 확대 조치는 초단기 조치, 단기조치, 중장기조치의 세 가지 형태로 추진되고 있다.

먼저 초단기적인 조치로서는 지난해 연말과 연초에 걸쳐 일부 지방에서 실시한 소비권 발행으로 대표된다. 항저우, 충칭, 난징 등 일부 지방 정부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 구입권, 여행 소비권 등의 상품권을 발행하여 소비를 진작시키는 조치를 취하였으나, 그 효과는 미미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둘째, 2009년 중에 시행되는 단기적인 조치로서 정부 구매 확대 조치를 들 수 있다. 중국 정부는 국내 산업생산의 위축으로 비료 수요와 비철금속 수요의 위축에 대비하고 주요 자재의 비축이라는 차원에서 비료와 비철금속에 대한 정부 구매를 실시한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가 국민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매우 미미할 것이다.

셋째, 중국정부가 가장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은 농촌의 소비확대이다. 이것은 7억 명에 달하는 농촌의 소비확대가 중국 소비 회복을 좌우할 것이라는 판단과 저소득층인 농민에 대한 간접적인 지원이라는 점을 감안한 조치이다. 농촌 소비 확대를 위해 가전제품 구매 지원(家電下鄕), 농촌의 자동차 및 오토바이 구매 지원(汽車下鄕), 농기계 구매 지원 등 다양한 조치들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가전제품 구매지원 정책은 농민이 컴퓨터, 컬러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전자레인지, 전기난로, 온수기 등 9개 품목의 가전제품을 구입할 경우 향후 3년간 구매가격의 13%를 정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다.

또한 1,300cc이하의 소형 화물 트럭과 소형버스를 구매하는 경우 판매가격의 10%를, 오토바이를 구매하는 경우 13%를 정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다. 이러한 농촌의 소비 확대를 위한 정책들이 부분적으로 농촌의 가전 및 중소형 차량 소비를 확대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으나, 위축되고 있는 소비를 반전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넷째, 자동차 소비를 확대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08년 말 중소형 승용차에 대한 소비세를 인하한 데이어, 금년 2월에는 1,600cc 이하의 중소형 승용차의 취득세를 종전의 10%에서 5%로 인하하였다. 동 조치로 중국 자동차 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다. 금년 1~4월 중 중국의 승용차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5.1%나 증가하였다. 특히 지원 대상인 1,600cc 이하의 중소형 승용차의 판매량은 31%의 높은 증가율을 유지하였다. 반면 상용차 판매는 여전히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다섯째, 중국정부는 대체구매의 확대에 나서고 있다. 중국정부는 농촌지역의 소비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지난 5월 19일에는 가전제품과 상용차를 교체 구매할 경우 지원한다는 조치(以舊換新)를 발표하였다. 가전제품의 교체 수요 확대를 위해 쟝수, 저쟝, 광뚱 등 7개 성과 베이징, 상하이, 텐진, 푸저우, 창사 등 5개 도시에서 시범적으로 가전제품(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컴퓨터)을 대체 구입할 경우 구입가격의 10%를 지원하고, 총 50억 위안을 투입하여 노후화된 중소형 화물차와 버스를 구입하는 경우 지원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중국의 소비확대 정책은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대상 제품에 있어서도 가전과 자동차등 일부 내구소비재로 한정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한적인 조치가 전반적인 소비 위축을 반전시키기 어렵다는 판단아래 대상지역을 도시지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와 더불어 소비금융 전문회사도 설립할 예정이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전방위 소비 확대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소비만이 중국경제를 살리는 길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비 확대 조치가 중국경제의 빠른 회복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침체된 한중 교역이 하루 속히 정상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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