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애도성명을 발표하고 "대한민국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슬픔에 빠졌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임 기간 노 전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의 관계를 강력하고 활기차게(strong and vital) 만드는데 기여했다"면서 "미국 정부를 대표해 노 전 대통령의 가족과 한국 국민에게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장례 형식과 절차가 정해지는 대로 캐서린 스티븐슨 주한 미국 대사 등의 조문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앞서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도 이명박 대통령 앞으로 편지를 보내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인 소식을 듣고 슬픔을 금할 수 없다"며 애도를 표했다.
브라운 총리는 "노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지도자로서 국내외적으로 족적을 남겼다"며 "영국 정부를 대신해 이 대통령과 국민들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주한 영국 대사관은 이날 조기를 달고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도 태평양·섬 정상회의 참석차 홋카이도(北海道)를 방문 중에 관련 소식을 보고받고 조의를 표했다.
아소 총리는 "외상 당시 대화한 관계도 있어 대단히 놀랐다"면서 "한국 정부의 발표를 듣지는 않았지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하는 동시에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민주당 대표도 "노 전 대통령의 인품을 그리며, 명목을 기원한다. 동시에 유족과 한국 국민에게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北, 김영일 총리나 김양건 부장 내려 보낼까
한편, 북한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24일 오전까지 공식 보도나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2007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남북 정상회담을 했던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어떤 식으로건 애도의 뜻을 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노 전 대통령 생전에 만난 적이 있는 김영일 총리나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을 대표로 하는 조문단을 보내 올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 북한이 남측 전현직 대통령들의 서거 당시 공식 반응을 보인 적은 없다. 그러나 북한은 2001년 3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타계했을 때 김정일 위원장의 조전을 직접 보냈고, 송호경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을 대표로 하는 조문단을 보내기도 했다. 북한이 남측 인사들의 빈소에 조문단을 보낸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또 2003년 8월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장례식 때는 사람을 보내지는 않았지만 아태평화위와 민족경제협력연합회, 금강산국제관광총회사 등이 조전을 보내 왔다. 2005년 5월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이 타계했을 때에도 아태평화위에서 조전을 보내왔다.
그 외에도 북한은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상임부의장을 지낸 이옥순 씨(2000년 1월), 문익환 목사(1994년 1월) 등 남측 통일인사들의 타계에 조전을 보내고 애도를 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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