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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한국은 세계경제 회복의 희망"

한국 공격하던 월가 금융지들, '띄워주기'로 돌변

한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을 퍼붓던 영미 금융시장의 대변지들이 돌연 한국이야말로 '희망의 싹'이라는 기대를 걸고 나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지난 9일 기획재정부가 30억 달러의 외평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한 이후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응을 가장 잘 하는 나라로 평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한국이 외평채 발행을 통해 외채 상환 능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진정시켰다고 보도하는 등 한국의 경제가 세계 경제 회복에 희망을 주고 있다는 보도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특히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게재한 칼럼(
원문보기)은 화제가 되고 있다. 이 통신의 아시아경제 담당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뉴욕에서 7000마일 떨어진 곳에서 좋은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Good News Springs Up 7,000 Miles From New York)'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최근 2개월 전과 달리 세계 경제에 뭔가 긍정적인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면서 "세계 경제가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신호를 찾는다면, 한국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 ⓒ블룸버그

이런 변화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우선 한국은 신흥 금융시장 중 가장 역동적인 변화가 가능한 곳이라는 점에서, 지난 2일 G20금융정상회의 이후 미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 한국 등이 대대적인 경기부양에 나선 이후 일종의 국제적인 투자심리 제고를 위한 분위기 조성으로 한국을 띄워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또다른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의 대응이 과감하게 돈을 퍼붓는 정책으로 나중에 걷잡을 수 없는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이라는 경고도 하고 있지만, 이왕 돈을 퍼붓는 정책이라면 계속 때를 놓치면서 돈을 퍼붓는 미국과 유럽이 배워야 한다는 의미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다음은 이 칼럼의 주요 내용이다. <편집자>

세계 경제가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신호를 찾는다면, 한국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경기침체가 깊어지고, 자산가격이 추가하락하고 금융시장 경색이 계속될 수 있다. 누리엘 루비니 같은 비관론자들은 상황이 더욱 나빠질 것이라는 설득력 있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한국, 공격적 금리 인하 후 2개월 동결은 고무적"

이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의 유례없는 공격적 금리 인하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조짐은 찾아 보기 힘든 희망의 빛이다.

선진 경제국 중 한국은 글로벌 위기에서 가장 먼저 추락하는 경제로 꼽히기도 했다. 아이슬란드가 언론의 주목을 더 받기는 했지만, 세계 13위의 한국 경제가 사실 더 중대한 문제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0여년만의 최악이라는 감소세에서 완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보다 안정된 세계 경제의 전조일 수 있다. 높은 성장률은 아닐지라도 18개월 동안 주가가 추락하고 가계 경제가 충격을 받은 뒤에 한국 경제가 꾸준한 성장을 보인다면 긍정적인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발전은 한국 뿐 아니라 미국에게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한국처럼 성장궤도에서 위기 국면으로 빠르게 바뀌었던 사례는 찾기 힘들다. 한국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에서 가장 먼저 탈출했다. 2008년말 한국 정부는 경제가 다시 파국으로 치닫는다는 소문을 차단하느라 급급한 신세가 됐다. 하지만 요즘은 아이슬란드처럼 될 것이라는 비관론은 훨씬 줄어들었다.

위험 요인은 여전히 많이 있지만...

물론 위험 요인은 도처에 있다. 한국의 취약성은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이후 여실히 드러났다. 미국과 일본의 경기침체는 끝나려면 멀었다. 북한의 로켓 발사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더욱 불거지게 했다.

태국 파타야에서 아세안 정상회의가 시위로 무산됐다. 이 회의는 한국, 일본,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주요국들이 글로벌 위기에 공동 대처할 수 있는 드문 기회였다.

이성태 한국은행장은 지난주 중요한 발언을 했다. 지난 2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한국의 경기침체 속도가 상당히 완화됐다는 것이다. 기준금리도 두 달 연속 동결했다. 2월 산업동향 중 광공업생산은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으며, 제조업체들의 경기전망을 보여주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5개월래 최고치로 올랐다.

이런 지표는 미국의 경제가 바닥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근거로 거론되는 일부 지표들과 맞물려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가 2만명 감소했다는 소식과 웰스 파고 은행이 기록적인 분기별 수익을 냈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아시아 증시가 급등했다.

로런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NEC)는 금융시장 경색이 완화되고 있으며, 미국의 경기후퇴가 몇개월 내에 끝날 것이라고 장담했다.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장 토머스 회니그는 정부의 평가를 받고 있는 미국 은행들 대부분은 공적자금을 추가로 투입받아야 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회복에 진전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시아 정부들, 저성장에 만족하는 법 배워야"

거대하고 급작스러운 충격 앞에서는 이런 지표들은 일시적인 것에 불과한 것들이다. 지난 2년 동안 전문가들이 "이제는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말할 때마다 돈을 걸었다면 엄청난 규모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2개월 전과 달리 세계 경제에 뭔가 긍정적인 소식이 나오고 있다. 지난주 김재천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한국의 경제회복 속도는 매우 느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몇년 간 혼란과 공포가 휩쓴 뒤라는 점에서 이런 말이 나온 것도 매우 반가운 것이다. 2년전 투자자들이라면 글로벌 경제가 L자형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에 망연자실했을 것이다. 오늘날 많은 투자자들은 그런 전망을 기뻐할 처지가 됐다.

아시아 정부들은 예전처럼 6~7%가 아니라 1~2%의 경제성장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런 변화는 한국에게도 쉽지 않을 것이다. 지난해 12월 한국은행은 올해 2%의 경제성장률을 예상했으나, 지금은 -2.4%로 전망치를 바꾸었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이 파국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주장을 했지만 나는 동의한 적이 없다. 지난주 한국의 외평채 발행으로 단기유동성이나 지급 불능 위기설은 가라앉게 됐다.

"한국의 성공적인 외평채 발행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좋은 소식"

한국 정부는 원화 가치를 지탱하기 위해 해외에서 30억 달러에 달하는 달러 표시 채권을 매각했다. 이 채권을 사려는 주문이 두 배 이상이었다는 소식은 한국에서 미국까지 걸친 금융시장에 좋은 소식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쿠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최근 필리핀 마닐라에서 나에게 말했듯, 아시아는 지난 위기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 이후 진행된 금융분야 개혁이 현재의 글로벌 위기에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 정부들은 안정된 성장을 위해 보다 신속하게 행동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 17조여원(130억 달러)에 달하는 추경예산을 투입할 계획을 밝혔다.

일본이 발표한 15.4조엔(1540억 달러)라는 사상 최대의 경기부양책도 주목할 만하다. 앞서 일본이 발표한 경기부양책들과 중국의 4조 위안(5850억 달러)도 합할 경우 아시아의 2대 금융대국들이 8350억 달러를 퍼붓겠다는 것이다.

세계 경제 성장을 위해 이런 소식은 긍정적이다. 한국에서 보여지는 변화들은 이런 조치들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초기 신호일 수 있다. 또한 뉴욕증시에 투자할 때가 왔다는 신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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