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월가를 움직이는 투자전문지로 정평난 <배런스>가 매년 초 선정하는 이 조사에서 GE의 2009년의 순위는 43위로 추락했다.
그뿐이 아니다.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GE의 주가는 18년래 처음으로 장중 한때 6달러선 아래로 곤두박친 뒤 전일 대비 4.5% 하락한 6.69달러로 마감했다.
▲ GE가 금융위기 속에 '세계 최고의 기업'이라는 명성이 무색해지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
GE, 신용등급 추락 위기
현재 GE는 최고 신용등급(AAA)를 유지하고 있지만,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지난 1월말 GE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GE의 신용등급이 최대 3계단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급기야 GE는 신용등급 하락 우려에 대응하는 조치로 분기 배당을 이전의 31센트에서 10센트로 68%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최대한 현금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지만 GE가 분기 배당금을 줄인 것은 71년만에 처음이어서 제프리 이멜트 CEO 스스로 "회사의 명성이 훼손됐다"고 할 정도로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지난 주말 배당금 삭감 소식을 전한 이후 지금까지 떨어진 주가 폭만 25%에 달한다.
만일 신용등급 강등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주가는 파산을 의미하는 1달러 수준으로 폭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부실의 늪으로 끌어들인 GE캐피탈
어쩌다가 GE가 이렇게 됐을까. 업계에서는 '캐시 카우(Cash Cow: 지속적인 현금 창출 사업)'로 각광받던 GE캐피탈이 '트로이의 목마'가 되었다고 표현한다. 각종 금융사업을 펼쳐온 GE캐피탈은 GE 전체 수익의 60% 정도를 창출할 정도로 잘 나갈 때는 GE가 더 이상 제조업체가 아니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GE캐피탈은 미국에서는 주택담보대출, 그리고 동유럽과 중남미 등 개발도상국에 방만한 대출을 했다가 최근 금동유럽 위기가 깊어지면서 부실이 급격히 늘 우려가 커졌다.
이를 반영하듯 미국발 금융위기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산된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GE의 주가는 70% 폭락했다.
현재 GE 측은 "GE는 풍부한 유동성을 가지고 있어 신규자금조달을 할 필요가 없다"며 자금악화설을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오히려 더 싸늘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GE캐피털도 AIG처럼 밑도 끝도 없는 숨겨진 부실을 안고 있을지 모른다"며 GE의 해명 자체를 불신하고 있다.
벤 버냉키 FRB의장이 "AIG는 보험업에서 일탈해 크고 안정적인 보험사에 붙어 있는 헤지펀드에 불과했다"며 상원 청문회에서 분노했듯, GE도 '제2의 AIG'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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