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 팔레스타인 땅에서 태어난 나지 알 알리(Naji Al Ali)는 촌철살인의 필봉과 독특한 표현 양식으로 팔레스타인의 비극을 고발한 전설의 카투니스트입니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과 함께 팔레스타인에서 쫓겨나 레바논 시돈의 난민촌에서 자란 나지는 레바논의 잡지 <알 탈리아>에서 만평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1970년대 레바논의 유명한 <알 사피르> 신문에서 일하기도 했던 나지는 83년부터 87년까지 쿠웨이트의 <알 카바스> 신문에 카툰을 연재했습니다.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당시 이스라엘의 지원을 받은 기독교 민병대가 사브라와 샤틸다 난민촌에서 3000여 명의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학살하는 장면을 목격한 나지는 수 백 점의 만평을 통해 이스라엘과 미국, 심지어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가 저지르고 있는 부조리를 고발했습니다. 그의 그림에는 언제나 11살 가량의 꼬맹이 한달라(아랍어로 '고통')와 꽃, 철조망, 독보리, 열쇠 등의 상징물이 등장해 팔레스타인인들의 평화에 대한 갈망을 극적으로 묘사했습니다.(각 상징물에 대한 설명은 카툰갤러리 다음 편에) 그런 나지였기에 그는 늘 투옥과 도피, 망명, 암살의 위협 속에 살아야만 했습니다. 20대 초반 이미 감옥에 다녀 온 나지는 그의 카툰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수많은 비밀조직들에 의해 현상범 리스트 0순위에 올랐습니다. 그런 위협을 견디다 못해 1985년 영국으로 망명했지만, 2년 뒤 이름 모를 괴한의 총탄에 머리를 맞고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이스라엘의 침공으로 수백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처참하게 죽어가고 있는 지금 <프레시안>은 나지 알 알리의 그림을 독자 여러분들게 소개합니다. 작년 9월 한국에서도 전시됐던 이 만평들은 팔레스타인을 넘어 아랍인들의 생각과 일상생활, 그리고 부당한 힘과 권력 아래 그들이 얼마나 핍박당하고 있는지를 온전히 보여줍니다. 이 그림에 대한 저작권은 그의 아들 칼리드 알 알리가 소유하고 있습니다.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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