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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바초프 "글로벌 과제 위한 새로운 국제질서 수립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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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바초프 "글로벌 과제 위한 새로운 국제질서 수립돼야"

[해외시각]"냉전 이후 '승자 컴플렉스'가 글로벌 위기 근원"

다음은 미하일 고르바초프(전 소련 대통령)가 1일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에 기고한 'A new international agenda'라는 제목의 신년 칼럼(원문보기)이다.

그는 이 칼럼에서 새로운 국제질서의 수립을 촉구했다. 그는 세계 경제위기 등 최근 위기의 근원을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승자 컴플렉스'에 사로잡혀 냉전 종식 이후 일방적인 노선을 강요한 부작용으로 진단했다.




▲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로이터=뉴시스
이에 따라 그는 "정치지도자들이 냉전 종식 이후의 상황을 정확하게 평가하고 새로운 노선을 함께 그려내는 과제를 수행하지 못한 무능력과 의지 부족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세계적 과제는 세계가 함께 해야만 대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글의 주요내용이다.<편집자>


2008년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얼룩졌다. 누구도 이런 위기 발생과 그 규모를 예측하지 못했다. 언제 그리고 어떻게 이 위기가 끝날지 누구도 알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이 위기에 대한 반응을 진정시키려는 초기의 말들은 무책임한 것임이 분명해졌다. 향후 몇 개월 사이에 세계, 그리고 국제 정치계는 혹독한 시험을 받게 될 것이다.

위기 극복을 위한 길찾기는 어렵고, 고통스러운 과정이 될 것이다. 초기 대응들이 모두 효과적이지는 못했다. 완전히 지구촌화된 세계에서 이런 실패 상황은 충격적이고, 당황스러운 것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예상도 못하다니..."

지난 7월 일본에서 개최된 G8 정상회담 관련 소식들로 볼 때,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불과 두 달 전에 세계 지도자들이 경고의 진동을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은 놀라운 것이다.

당시 정상회의는 관례적인 모임이었다. 행사가 준비되고 치러진 형식 자체가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정치 리더십에 대한 새로운 비전이 요구된다. 글로벌화된 세게에서 함께 일하겠다는 새로운 의지가 필요하다. 정치인들은 사태에 뒤쳐져 있다.

지난 8월 초 카프카스(흑해와 카스피해 사이에 있는 옛 소련 일부) 분쟁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다. 단기간일지라도 모든 전쟁은 정치와 정책의 실패다. 그루지야 지도부가 일으킨 군사적 행위로 수많은 오세티아, 그루지야, 러시아 주민들이 재난을 겪었다.

또한 이 사건은 유럽에 분쟁을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한 효과적인 안보체제가 결여돼 있다는 것을 부각시켰다.

다른 대륙에도 역시 문제가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콩코, 수단 등지에서 내전으로 인해 수많은 인명피해가 초래됐다. 인도 뭄바이에서 발생한 테러사태는 테러리즘의 위협을 상기시킨 비극 이상이었다. 이처럼 대규모의 공격이 어떤 곳에서 준비되었는지 책임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의 상황도 우울하다. 중동은 여전히 화약고로 남아있다. 그밖에 세계의 문제거리 목록은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세계 경제위기로 인해 혼란스러운 세계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전세계 곳곳에 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이런 질문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왜 세계 정치 지도자들은 갖가지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는가?

"냉전 종식은 어느 일방, 또는 특정 이념의 승리 아니다"

이 질문에 답하려면 최근 일련의 사건들의 배후에 깔린 원인들을 살펴봐야 한다. 현재의 위기의 근원은 정치지도자들이 냉전 종식 이후의 상황을 정확하게 평가하고 새로운 노선을 함께 그려내는 과제를 수행하지 못한 무능력과 의지 부족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소련이 국제무대에서 사라진 이후 서방세계에 울려퍼진 '승자 컴플렉스'로 인해, 냉전 종식은 어느 일방, 또는 특정 이념의 승리가 아니라는 사실이 불분명해졌다. 냉전 종식은 세계가 함께 이룬 성과이며, 함께 주어진 도전이며, 거대한 변화에 대한 요청인 것이었다.

상황을 정직하게 직시하고 세계 문제를 대하는 접근 방식을 재검토할 용기가 없다면 앞으로도 잘못된 사고에 대한 대가를 계속 치를 가능성이 높다.

전세계에서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11월 변화에 대한 요구의 상징이며 이 변화의 진정한 촉매가 될 사건 속에서 이런 목소리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국제무대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고려할 때, 버락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은 미국을 뛰어넘는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G20 정상회의는 새로운 글로벌 리더십 형태 예고"

미국인들은 그들의 선택을 했다. 이제 새로운 대통령과 행정부가 도전을 감당하느냐에 모든 것이 달려있다. 미국 대선에 이어 중대한 사건이 또 있었다. 워싱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는 새로운 글로벌 리더십의 형식을 예고한 것이며, 세계 경제의 미래에 책임있는 국가들이 함께 모인 자리였다. 그리고 경제 그 이상이 걸려 있다.

G8 정상들이 중국, 인도, 브라질을 비롯해 10여개 개발도상국들의 정상들과 동등한 파트너로서 함께 모인 것은 국제무대에서 경제 및 정치적 힘의 균형이 변화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일극 체제의 세계라는 것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것은 이제 기정사실이 되었다. 금융 및 경제 쓰나미라는 세계적 과제는 세계가 함께해야만 대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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