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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켄그린 "금융위기로 美실업률 10%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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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켄그린 "금융위기로 美실업률 10% 가능성"

[해외시각]"어떤 대책을 내놓아도 위기는 오래간다"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구제금융법안이 의회 표결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관련 기사:美 구제금융안, 어떤 내용 담겼나)

미국의 헨리 폴슨 재무부 장관이 주도한 이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돼 실시된다면 대공황 이후 최대라는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에 별다른 타격을 주지 않고 진정될 수 있을 것인가? 현재까지 '긴급경제안정법(ESSA)'로 불리는 이번 방안에 대한 전문가와 시장의 반응은 대체로 회의적이다. 한마디로 지금은 어떤 대책을 내놓아도 위기는 오래 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위기의 정도는 대공황 때를 능가할 것인가. 이 의문에 대해 국내에도 잘 알려진 세계적인 경제학자 배리 아이켄그린(Barry Eichengreen) UC버클리대학 경제학 교수가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특히 경제현상을 역사적으로 고찰하는 경제사학자로는 세계적 권위를 지닌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And now the Great Depression'이라는 글(
원문보기)에서 아이켄그린 교수는 "1930년대처럼 25%의 실업률까지는 아니더라도 두자릿수의 실업률을 기록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다음은 이 글의 주요내용이다.<편집자>
▲ 사상 최대의 구제금융법안을 밀어부치고 있는 폴슨 재무장관과 버냉키 FRB 의장. 그들은 의회와의 협의 과정에서 이 정책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됐다. ⓒ로이터=뉴시스

몇 개월전 FRB의 동향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진 인사에게 물었다. "이번 위기가 끝나기 전 미국의 실업률이 10%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전혀 없다"고 답했다. 나는 그의 답변이 미국의 중앙은행의 견해를 반영한 것으로 보았다. FRB의 인식은 이번 위기를 1930년대와 비교하는 것은 너무 지나치다는 것이다.

TED 스프레드 사상 최대가 보여주는 의미

하지만 이러한 인식이 안이했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들이 일어났다. 3개월짜리 재무부 채권 수익률이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이후 처음으로 '사실상 제로'로 떨어진 것이다. 3개월짜리 은행간 대출금리와 재무부 채권 금리와의 차이를 뜻하는 TED 스프레드는 사상 최대로 벌어졌다. 그 과정에서 은행간 대출통로는 막혔다. 또한 미국 투자은행 산업 자체가 사라졌다.

'폴슨 계획'은 최종적으로 어떤 형태가 되든 이번 위기를 이른 시일 내에 종식시킬 수 없을 것이다. 월스트리트가 받은 타격은 메인스트리트(실물경제)로 옮겨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비금융주의 주가 추이는 투자자들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학문적 관심사였던 대공황과 비교하는 일이 이제는 세간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금융위기는 모두 다르다. 이번도 예외가 아니다. 리먼브라더스(미국 4위의 투자은행)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파산할 수 있다는 FRB의 판단은 큰 실수였다는 결론을 피하기 어렵다.

FRB는 주요 업체를 파산하도록 내버려 둘 때 다른 업체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AIG의 신용부도스왑(CDS)가 의미하는 바를 충분히 평가하지도 못했다. FRB는 그들의 조치가 우리를 '금융의 아마겟돈'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FRB 이사를 지낸 릭 미슈킨은 현재 금융위기를 강타한 충격은 대공황 때보다 더 복잡하다고 주장한다. 1930년대는 물가가 3분의 1이나 하락하면서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이에 따라 금융시스템에 충격이 초래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통화 공급을 크게 늘려 가격을 안정시킴으로써 경제를 진정시킬 수 있었고, 금융시스템도 정상화시킬 수 있었다.

이번 충격은 금융시스템 내부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해결하기가 더 까다롭다. 과도한 차입, 불투명성, 리스크 테이킹 등이 문제의 중심에 있다. 주택가격 하락이 진행중이지만, 1930년대와 달리 전반적인 물가 하락과 경제활동의 급격한 위축은 초래되지 않았다.

대공황 때 써먹은 방식 안통해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문제 해결이 더 어렵다. 1933년 이후 써먹었던 방식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융상품의 증권화 과정은 현재의 혼란을 해결하는 과정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1930년대에는 연방기관인 주택대출공(HOLC)가 개인 주택담보대출채권을 매입해 은행과 주택소유자가 겪는 문제를 해결했다.

이번에는 연방기관이 주택저당증권(MBS), 부채담보부증권(CDO) 등 온갖 파생상품을 매입해야 한다. 이런 방식으로는 은행의 재무상태를 정상화하고 주택소유자를 지원하는 작업이 무척 복잡하다.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투명성 확보도 매우 지난한 일이 될 것이다.

결국 대공황 때처럼 25%나 되는 실업률까지는 아니지만, 투자은행 산업 종사자들이 하루아침에 제조업 분야로 이동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실업률이 10%에 달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 크게 무리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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