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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이 기업경쟁력 좌우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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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이 기업경쟁력 좌우한다고?

[해외시각]법인세 낮춰주면 일자리 창출되나

법인세 인하 등 각종 감세법안이 정기국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기업의 투자 의욕과 국제 경쟁력을 높여주기 위해서라는 것이 최대 명분이다. 또한 기업이 왕성한 활동을 하도록 해줘야 일자리도 많이 창출되는 등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것이 여권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최근 미국의 세금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관점을 제시하는 웹사이트 'Ataxingmatter'는 기업들의 '법인세 인하 요구'에 대한 반박 논리를 게재했는데, 미국의 얘기지만 우리에게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제시하는 것으로 보여 소개한다.

'Corporate Competitiveness: Are Taxes Really the Problem?'이라는 제목의 이 글은 미국의 대기업들이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잃을 만큼 실제로 많은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한편, 이들 기업들이 기업과 주주, 투자자의 이익 극대화를 추구할 뿐 일자리 창출 등 국민들이 기대하는 실질적인 기여는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법인세 인하론은 대기업들이 주도하고 있고, 대기업들의 성장이 일자리 창출과 연결되지 못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글은 '친기업적 정책'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다음은 이 글(
원문보기)의 주요내용이다.<편집자>
▲ 기업 경쟁력과 세금과의 관계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법인세 인하 등을 역설해온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뉴시스

(미국의)기업들과 친기업적 싱크탱크들은 법인세를 폐지하라고 주장해 왔다. 그들의 주장은 이렇다. 오늘날 기업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을 해야 한다. 세금이 적은 나라에 설립된 기업들은 세금이 많은 나라에 설립된 기업들보다 이점을 갖게 된다. 따라서 미국은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업이 네는 세금을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는 상당한 결함들이 있다.

●과세표준 소득 1800만 달러 이상의 기업들은 35%의 법인세를 물게 되어 있다. 하지만 총소득 대비 세율은 실제로는 그렇게 높지 않다. 과세표준을 줄이기 위해 기업들이 로비 등을 통해 빠져나갈 구멍을 많이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실효세율은 법정 세율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전미교육협회(NEA)의 조세전문가 리처드 심스는 법인세 때문에 미국의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미국조세재단의 선전에 반박하는 글을 보냈다. 이 글에서 심스는 조세재단이 기업들이 직접 내는 법인세에 초점을 맞출 뿐 다른 나라에서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실제 세금이 구성돼 있다는 점을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만일 어떤 나라에서는 법인세율이 50%이지만 다른 세금은 일체 없는 반면, 또다른 나라에서는 법인세율이 25%이지만 기업들이 각종 사회기여금 명목으로 30%의 세금을 내고 환경세로 10%를 내야 한다면 실제 세율은 후자가 더 높다.

세계은행(WB)은 이런 논란과 관련해 조사를 한 바 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등 국제적인 회계법인들과 함께 실시된 이 조사(Doing Business 2008: Global Picture)에 따르면 비교 대상이 된 24개 선진국 중 미국의 실효세율은 덴마크와 뉴질랜드에 이어 3번 째로 낮았다.

사회기여금 명목으로 미국의 기업이 부담하는 비중은 이윤의 9.6%다. 비교 대상이 된 선진국의 평균은 22.8%로 미국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상위 7개 국가는 이 비율이 30%가 넘고, 특히 이들 국가 중 프랑스와 벨기에는 50%가 넘는다.

실효세율을 보면, 아일랜드와 아이슬랜드가 28.9%와 27.2%로 가장 낮았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66.3%와 76.2%로 가장 높았다.

미국은 46.2%로 비교 대상이 된 선진국 중 정확히 평균치였다. 24개 국 중 11개 국이 미국보다 실효세율이 높았고, 12개 국은 미국보다 낮았다.

●미국의 법인세율이 높아 미국 기업들의 국제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맞다고 하더라도, 해외에서 대부분의 활동을 하는 대기업의 경우 미국 사람들이 어떤 혜택을 보게 되는지도 분명하지 않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미국 국적의 기업들이 경쟁력이 강화돼 미국에 이익이 되려면 본토에 일자리를 창출하고 제조업이 본토에서 이뤄질 때뿐이다.

다국적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해외에 더 많은 사업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더 많은 일자리를 아웃소싱하고 있다. 미국인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로 여겨졌던 금융 분야에서조차 아웃소싱이 일반화되고 있으며, 미국인들이 해고되고 있다.

이런 기업들에게 '경쟁력'을 높여준다고 미국에 기반을 둔 투자와 영업, 고용, 제조업 등이 증가한다는 보장이 없다. 미국의 기업들의 투자행태가 이처럼 계속된다면 법인세를 낮게 해줘서 얻어지는 투자 이익은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인도, 중국 등 다른 나라에게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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