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5주년을 맞아 미국에 새로운 테러를 예고하는 알-카에다의 성명이 발표됐다.
미 CNN 방송은 11일 알-카에다 2인자로 알려진 아이만 알-자와히리의 최신 비디오 성명을 입수해 공개했다.
자와히리는 미국민을 상대로 연설하는 것 처럼 발표한 이 성명에서 "우리가 당신들과 싸움을 계속할 수 있게 하는 모든 정당성과 기회를 당신들이 부여했다"고 지적하면서 모든 무슬림들에게 미국에 맞서 저항할 것을 촉구했다.
자와히리는 "당신들의 지도자들은 재앙의 실제 규모를 은폐하려 하고 있다"며 "신의 허락과 안내에 따라 새로운 일들이 일어날 시기가 무르익었다"고 말해 미국에 대한 추가 테러를 예고했다.
그는 또 미국민들은 걸프지역에 주둔하는 것에 관해 먼저 걱정하고, 그 다음에는 이스라엘 문제를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미국이 무슬림들의 2대 성지인 메카와 메디나가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는 것과 아랍권 분쟁에서 이스라엘을 일방적으로 편들고 있는 것에 대해 보복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자와히리는 또 지난 7월12일 시작된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과 관련, 서방권이 이스라엘에 무기를 대줬다고 비난하면서 이스라엘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레바논과 가자지구의 무슬림 형제들을 돕는 일에 이슬람권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와히리는 이 비디오에서 무슬림 남자들의 전통복장인 흰 옷을 입고, 책장 앞에 앉아 성명을 발표했다.
CNN 방송은 이 성명을 알-카에다 선전조직인 앗-사하브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앗-사하브는 10일 밤 자와히리의 비디오 성명을 공개하겠다고 밝혔었다.
한편 알-카에다는 자와히리의 비디오 성명과는 별도로 10일 밤 9.11 테러를 준비하던 오사마 빈 라덴과 추종자들의 모습이 담긴 55분짜리 미공개 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
이 영상은 지난 7일 알-자지라 TV로 일부 방영된 영상의 완성본으로, 검은 옷과 흰 두건 차림의 빈 라덴이 아프가니스탄의 산악 훈련캠프에서 알-카에다 대원들을 만나는 장면 등이 들어 있다.
알-카에다가 9.11 5주년을 맞아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영상과 새 비디오 성명을 차례로 내놓은 배경에는 미국이 지난 5년 간 자신들을 상대로 벌인 전쟁에도 불구하고 알-카에다 조직이 건재함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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