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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

김지하의 '촛불을 생각한다' <5>

바로 이 근처에서 어디 한 번 질문해 보자. 집단지성과 개체적 창의력 사이의 모순합일의 역설은 무엇인가? 디지털 과학 문명과 불교의 화엄적 우주관, 그리고 신화나 원시적 사유의 부활로서의 개벽적 문화와의 미래의 결합관계는 어떠한 것일까?

우선 불교와 원불교에서 촛불 대중에게 제안하고자 했거나 제안했던 구체적 생활 대안 운동은 어떤 것이었을까를 들으면서 다시 전략적 영역의 생각을 계속해 보자.

① 불교의 우주 사상인 화엄학과 선불교를 배경으로 디지털 문명관의 집단지성이 결합하여 선천적 후천개벽 운동, 문명사 대전환 운동의 모색, 토론, 대화

② 이제까지의 촛불이 내포한 새로운 문화의 의미나 가치에 대한 촛불 세대 자신의 자기 공부 (예컨대 4.19의 역사적 의의는 5.16 군사정변 이후 거기에 부정적 비판적이었던 대학생들이 그 작년 4월에 우리가 한 행동이 어떤 지속적 가능성과 숨은 의미를 가졌었는가를 토론, 검토, 대화하는 과정에서 얻은 결론이 ①새로운 민주주의 모색
②민족문화 운동 ③절대 다수 민중을 위한 사회 개혁의 세가지 원칙적 가능성의 첫 발현이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자각적으로 확대 심화 실천함으로써 오늘까지 지속되어온 민주 민족 개혁의 방향을 확립하였다는 점에 있다)가 절대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한반도와 주변 동아시아는 2년에서 3년 안에 남북한을 중심으로 대규모 정치, 경제, 사회, 군사적인 변동이 필연적으로 도래한다. 여기에 응전할 참 대안을 찾아내야 한다.

또한 7년에서 8년, 또는 늦어도 10년 안에 대규모 생태 재앙, 온난화, 또는 온난화와 간빙기와의 교차 괴변, 바이러스 공격, 전염병 창궐, 해수면 상승에 따른 농경지 침수와 식량난의 피해 확대, 안개 및 공기 오염 등에 의한 폐질환, 호흡기 질환의 대유행 등의 변동이 찾아온다. 여기에는 어찌 대응해야 할까? 이것을 찾아내야 한다.

누누이 말했듯이 촛불을 생각하면서 깨달은 것은 촛불이 생활정치, 생명정치적 정책대안, 그 철학적 원리, 그 추진주체와 소통양식 등 여러 문제에 대한 사회적 공공성 차원의 대안 가능성을 갖고 있고 또한 동시에 생태 환경, 생명과 우주적 사태에 대응할 수 있는 문화, 문명사적 생명론적인 개벽적 대안을 집단 지성의 형태로 발전시키고 있는 우주적 공공성 차원을 함께 갖고 있다는 점이다.

생명평화운동의 독특한 신세대 나름, 여성운동 나름의 전개로 지금의 수동적 상태를 도리어 돌파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생명평화운동의 독특한 신세대 나름, 여성운동 나름의 전개로 지금의 수동적 상태를 도리어 돌파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뉴시스

불교와 원불교의 대안제시 내용들은 대강 아래의 내용들인 듯하나 원불교는 일부 공개됐지만 불교 쪽은 참회문 이외엔 아직 비망록 상태인 것 같다.

1. 촛불을 꺼서는 안 된다. 다만 그 장소를 각자의 가슴으로, 각자의 방으로, 각자의 생활 장소와 노동 장소와 모임의 장소로 분산해서 계속해서 켜자.

2. 지난 촛불의 의미와 가치, 한계와 문제점, 걸림돌로서의 '까쇠' 등을 예의 검토하자. 이것이 곧 또 하나의 참선이다. 이르는 곳마다 부처요, 일마다 불공이듯이 참선은 적대적인 폭력적 악순환을 계속 노려보되 외면하지도 말려들지도 않는 중도적 태도를 지키는 것이다.

3. 촛불이 크게는 화엄적 우주집단지성의 현실적 실현과 개별적 영적, 인격적, 생활적 실현의 문제를 구체화할 것.

4. 죽이기보다는 살리는 운동을 하자. 광고 압박보다는 도리어 클 수 있는 새로운 미디어 대상을 선택해서 그리로 광고를 몰아주는 긍정적 운동을 더 개발하자.

5. 그러나 무가치하고 파괴적인 미디어의 힘에 대해서는 정신적 보이콧과 불매운동을 광범위하게 전개하자. 이것 역시 비폭력이다.

6. 반국민적 징치결정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불복종운동, 비협력 운동을.

7. 각종 부당한 부담과 불법적 요구에 대해서는 저항운동을, 비타협 운동을 벌여라.

8. 도처에 단단한 저축조합 즉 새 시대의 새로운 스타일의 민중은행을 건설하여 눅은 이자로 가난한 이웃에게 사업자금을 대여하는 종류의 '사회적 기업'을 소셜 벤쳐 등 각양각색으로 시도하자.

9. 촛불을 예찬하고 고무 장려하는 각종 문화 예술운동을 각양각색으로 고무하며 스스로 시도하라.

10. 경향신문 같은 영세 언론에게 (광고는 물론) 기타 온갖 가능한 정보 등의 지원을 몰아줌으로써 '디지로그 미디어'를 도처에 건설하라.

11. 종교들과의 광범위의 대화와 공감, 공업(共業)과 협력을 강화하여 영적 생활 기구를 광범위하게 확대하자.

12. 촛불과 개벽, 화엄적 집단지성에 관한 각종 과학, 특히 생명과 영성의 과학을 발전시키자.

13. 촛불의 심야 토론회에서 이미 나타난 바 있는 단상, 단하의 장시간 토론 합의와 직접민주적 실천을 가능하게 하는 각종의 현대적 온·오프 화백(和白)회의를 펼쳐라.

14. 생명과 영성에 합당하고 촛불의 대중적 이상과 문화를 탈춤, 판소리, 풍물, 사물, 민요, 민화, 속화, 공예, 사군자, 기타 각종의 지나간 민족문화와의 창조적 상호관계 위에서 각 방면 예술 문화 운동을 새롭게 진척시켜라. 촛불의 두 달을 우선 작품화해야 한다. 그 비용을 마련키 위해 힘을 동원하자.

15. 디지털 문명은 시장지향적 내지 시장오리엔테이션적 성격이 강하다. 화이트헤드(미국 철학자)는 세계의 미래전망을 한마디로 '상업' 즉 대문자로 'Commerce'로 개념화한 바 있다. 우리 민족의 경우나 동양의 경우에서는 여기에 사랑과 호혜와 생태성과 생명의 존중 즉 <모심>을 바탕으로 '호혜와 교환의 이중 시장'인 '성스러운 시장(神市)' 건설의 동기로 활용하자. 그리고 이 흐름을 아시아 시장과 전세계에 확대시키자. 이미 아메리카 토착민 인디언들은 옛 제사 경제인 '포틀라치'를 부활시키고 있다. 이것은 중요한 조짐이다. 인류와 중생계는 이러한 새로운 사랑의 경제사회 건설을 기다리고 있다. (불교, 원불교 원안 위에 나의 제안이 많이 첨가되었다는 점을 밝힌다.)

16. 유럽 최고의 신비주의자요 유럽 녹색운동의 창시자이며 유기농운동과 대안영성 학교 '발도르프' 창립자인 '루돌프 슈타이너'는 최고의 인식과 지혜, 세계와의 최상의 영성적 관계를 '모심'이라고 규정한다. 호주의 생태주의자 발 프럼우드는 생명운동의 최고원칙은 인격-비인격, 생명-무생명 모두를 우주의 공동주체로서 드높이 '모심'이라고 주장한다.

동학은 개벽의 조건을 하늘, 사람, 모든 중생과 물건까지도 '모심'이라고 하고 불교의 원효는 나무아미타불을 '목숨을 들어 목숨의 진리에 돌아갈'이라고 표현하는 '모심'의 사상을 역시 강조한다.

'모심'은 촛불의 영적, 실천적 원리로서 검토될 가치가 있다. 기독교의 최고 사랑은 '섬김'이요 한국 성리학의 제 1원리 역시 송나라 주자와 같은 하늘의 성실성이 아니라 인간의 '공경'에 있다. 여기에 대한 필요한 만큼의 치열한 논쟁이 있어야 할 것이다.

17. 촛불의 행동양식과 목표를 혁명 또는 탈권 따위에 둘 것이 아니라 문명 개벽과 문화 대변혁에 두어야 할 것이다.

18. 여성과 청소년 그리고 소수의 버림받은 피압박 대중의 촛불주체로서의 인격도야와 수련(참선, 명상 등)을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이 시도되어야 할 것이다.

19. 여성의 '살림'능력의 사회적 활용 폭의 확대와 '지역통화' 등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여성 중심 살림 운동을 지속적으로 지원 확대하는 것

20. 교육개혁은 중요한 것 중에도 가장 중요하다. 각종 방법과 가능성을 장기적으로 총동원하여 그 내용, 방향, 철학, 전문지식, 커리큘럼과 프로그램, 교사 문제, 법률관계 등 모든 것을 준비해야 한다. 발설이나 비판, 요구나 공방 전에 이미 방향, 방법 논의를 다 마쳐야 한다. 문명 이동 단계에서의 교육은 과연 어떻게 개혁되어야 하는가? 이것은 아주 큰 문제이니 힘을 집중해야 한다.

21. 앞으로 오는 개벽시대의 주체는 청소년과 여성과 소외된 소수민중이다. 이들이 주체가 되는 새 문명사의 성격, 구조는 어떠해야 할지를 끊임없이 논의하고 연구해야 한다.

여성 중심의 남녀평등, 청소년 중심의 정치, 직접-대의의 결합을 대의중심에서 점차 직접 중심의 '기우뚱한 균형'으로 전환해가는 문제, 과학과 인문학에서 혼돈 중심의 혼돈적 질서, 스톡하우젠 류의 동아시아발 혼돈적 우주음악의 여율(呂律)구조 확립(이미 그 예감은 시작되었다. 서태지의 미스테리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그는 자기 음악의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가장 아름다운 태초의 소리에 나의 소리를 살짝 얹어본다"로 홈페이지 메시지에서 말한다. 이것이 바로 그가 중국에서 공부한 것으로 보이는 '율려(동양의 전통적 우주음악)'이겠는데 "살짝 얹는다"는 것은 사실 율려의 전복·반영이라고 할 수 있는 현대 한국의 우주 음악 '여율'일 것이기 때문이다), 아메리카와의 동아시아-태평양 창조적 파트너십 건설의 공동 추구 등등 그 조건으로서의 한국 콘텐츠와 미국 하드웨어 결합 검토 의논, 미국 사회의 다양한 자기 혁신 요구.

22. 한·중·일과 동아시아 촛불연대와 전 세계적 촛불연대로 확대하는 문제

23. 80% 채식에 20% 육식, 90% 채식에 10% 육식, 70% 채식에 30% 선택적 육식 운동 등의 시도를 검토하고 채식검토, 유기농산물 검토, 감시 운동, 보이콧 불매 운동, 한우문제 검토 등이 꼭 필요함.

24. 여성중심의 도시정책 등 삶 전면에서 여성성의 가치체계 확장 필요성 등을 집중 논의.
▲촛불을 꺼서는 안 된다. 다만 그 장소를 각자의 가슴으로, 각자의 방으로, 각자의 생활 장소와 노동 장소와 모임의 장소로 분산해서 계속해서 켜자. ⓒ뉴시스

촛불을 위한 생명과 평화의 108 참회문

73. 돈을 유일신으로 섬기는 세상의 그늘이 넓고 짙어지는데도 나만 그곳에서 벗어나면 된다는 생각으로 살아온 허물을 참회하며 일흔세 번째 절을 올립니다.

74. 번뇌의 바다에 들어가지 않으면 능히 지혜의 보물을 얻을 수 없다는 가르침을 잊고 법당에서만 도를 구한 허물을 참회하며 일흔네 번째 절을 올립니다.

75. 청정국토를 버리고 분노와 다툼으로 가득한 세간을 즐겁게 여기는 것이 대승 보살의 삶이라는 것을 잊고 산 허물을 참회하며 일흔다섯 번째 절을 올립니다.

76. 오탁악세에 살면서도 그것에 물들지 않고 오로지 부처님 법대로 사는 것이 대승 보살의 삶이라는 것을 잊고 산 허물을 참회하며 일흔여섯 번째 절을 올립니다.

77. 번뇌의 진흙탕에 깨달음의 연꽃을 피우는 것이 대승 보살의 삶이라는 것을 잊고 산 허물을 참회하며 일흔일곱 번째 절을 올립니다.

78. 탐욕으로 불타는 세간의 집을 벗어나 저 홀로 적멸의 기쁨을 탐착하지 않는 것이 대승 보살의 삶이라는 것을 잊고 산 허물을 참회하며 일흔여덟 번째 절을 올립니다.

79. 청하지 않아도 고통 받는 이웃을 찾아 능히 친구가 되어 주는 것이 대승 보살의 삶이라는 것을 잊고 산 허물을 참회하며 일흔아홉 번째 절을 올립니다.

80. '모든 중생의 삶터가 보살의 정토'임을 잊고 산 허물을 참회하며 여든 번째 절을 올립니다.

81. '곧은 마음이 곧 보살의 정토'라고 배워 알면서도 불의에 침묵한 허물을 참회하며 여든한 번째 절을 올립니다.

82. 목숨이라는 것이 뜬 구름 같은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이 몸을 위해 세상의 고통을 외면한 허물을 참회하며 여든두 번째 절을 올립니다.

83. 선지식을 귀하게 여기지 않음으로써 마군의 무리들이 세상을 어지럽히게 한 허물을 참회하며 여든세 번째 절을 올립니다.

84. 위선과 탐욕으로부터 벗어난 마음이 청정 도량임을 잊고 산 허물을 참회하며 여든네 번째 절을 올립니다.

85. '소리를 없애고 메아리를 구하려 하는 것'과 같이 중생의 고통을 껴안지 않고 안심을 얻으려한 허물을 참회하며 여든다섯 번째 절을 올립니다.

86. '도'에는 명암이 없다는 것을 배워 알면서도 시비분별에 빠져 세상을 혼란에 빠뜨린 허물을 참회하며 여든여섯 번째 절을 올립니다.

87. '산신각'에서 절은 하면서도 진정 초목에 불성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투철히 믿지 못한 허물을 참회하며 여든일곱 번째 절을 올립니다.

88. '칠성신'에게 자손의 번성을 구하면서도 세상 모든 아이들을 제 자식처럼 여기지 않은 허물을 참회하며 여든여덟 번째 절을 올립니다.

89. '용왕신'에게 복을 구하면서도 함부로 물을 더럽힌 허물을 참회하며 여든아홉 번째 절을 올립니다.

90. 즐겁게 뛰어놀며 공부할 나이의 여중생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오도록 못난 나라로 만든 허물을 참회하며 아흔 번째 절을 올립니다.

국민주권 수호와 권력의 참회를 위한 시국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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