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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평화적 정권교체 무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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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평화적 정권교체 무산 위기

야당 후보 "결선투표 불참" 선언

짐바브웨의 평화적인 정권교체가 무산될 위기에 몰렸다. 27일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를 앞두고 짐바브웨 야당인 민주변화운동(MDC)의 모건 츠방기라이 총재는 22일 "총탄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결선투표가 자유롭고 공정하게 치러지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불참을 선언했다.
  
  지난 3월 29일 대선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아깝게 과반수를 획득하지 못한 츠방기라이는 결선투표가 정상적으로 치러질 경우 승리가 확실시된 후보다. 끝내 결선투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은 28년간 지켜온 권좌를 지키며 6년 임기를 새로 시작할 수 있게 된다.
  
  <알자지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츠방기라이가 결선 투표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한 이유는 무가베 정권의 선거 방해 행위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야당 후보에게 투표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라고 할 수 없다"며 "국민들의 뜻을 반영하는 선거는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츠방기라이는 이날 수도 하라레에서 대규모 유세를 벌일 예정이었으나 무가베가 이끄는 집권 짐바브웨아프리카동맹-애국전선(ZANU-PF) 지지자들이 유세장을 미리 점거하고 폭력을 휘둘러 유세가 무산됐다.
  
  목격자들은 ZANU-PF를 지지하는 청년 민병대원 수백 명이 MDC 측의 유세장 진입을 막고 야당 지지자들을 향해 몽둥이를 휘둘렀다고 전했다.
  
  민주적 정권교체 무산되면, 내전으로 빠져들 우려
  
  앞서 츠방기라이 자신도 5차례나 경찰에 구금됐고, MDC의 2인자인 텐다이 비티 사무총장은 국가 반역죄로 기소됐다. 특히 1차 투표 개표 결과, 전통적으로 무가베의 지지 기반이었던 시골 지역 중 상당수가 야당 지지로 돌아선 것으로 확인되자 이들 지역이 타깃이 돼 인명피해가 속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MDC 측은 이미 수백 명의 주민들이 MDC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살해되거나 구타를 당하고, 20만 명이 살던 집에서 쫓겨나 부랑민 신세로 전락하는 등 폭압정치에 희생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당의 결선 투표 불참 선언에 대해 여당은 "츠방기라이가 치욕적인 패배를 피하려고 사퇴한 것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에서는 짐바브웨의 민주적인 정권교체의 불씨가 꺼지면서 정국이 혼란에 빠지면서 내전으로 빠져들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18일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최근 짐바브웨에서는 야당 지도자가 체포되는 등 폭력 사태가 빗발치고 있다"면서 "이 같은 폭력 사태는 대선 결선투표 결과의 합법성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공개 경고하고 나섰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도 21일 미 공영방송 <NPR>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다음 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짐바브웨 사태를 의제로 상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제사회가 짐바브웨의 민주적 정권 교체를 압박하기 사용할 뾰족한 수단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무가베의 철권통치가 지속될 경우 서방의 경제적 제재가 계속되면서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0만%에 달하는 짐바브웨의 경제파탄이 더욱 심각해져 주민들의 고통만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반면 지난 1979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뒤 28년 동안 철권통치를 지속해온 무가베 대통령은 식민지 통치를 종식시킨 자신의 공을 내세우며, 서방의 조종을 받고 있는 식민세력인 야당이 승리할 경우 "전쟁을 벌이겠다"고 선언할 정도로 권력 유지에 집착을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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