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지진의 규모가 워낙 크고 진앙지가 쓰촨성 성도인 청두(成都)에서 멀지 않은 곳이어서 피해 규모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중국 관연 <신화통신>은 이날 대지진으로 쓰촨성 베이촨(北川)현에서만 최소 7000명이 사망하는 등 쓰촨성에서 최소 1만 2000명이 숨졌다고 쓰촨성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통신은 중앙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지진 피해가 쓰촨 지역은 물론이고 간쑤(甘肅)·윈난(雲南)성과 충칭(重慶)시 등에서 속속 집계되고 있다고 말했다.
낮 시간에 학교 및 병원 붕괴해 피해 극심
이날 지진은 청두에서 북서쪽으로 92㎞ 떨어진 원촨(汶川)현에서 오후 2시 28분(현지시간) 발생했고 전국에서 여진이 잇따랐다. 지진 강도는 리히터 규모 7.8로 지난 1976년 24만명의 사망자를 낸 탕산(唐山) 대지진 때와 같았다.
대만 중정(中正)대 지진연구소 천차오후이(陳朝輝) 교수는 이번 지진이 일본 나가사키(長崎)에 투하한 원자탄 252개가 한꺼번에 폭발한 것과 맞먹는 규모의 위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지진에 따른 지역별 피해가 속속 도착하고 있는데, 베이촨에서는 건물 중 80%가 붕괴되어 3000~50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그러나 무너진 건물이 많아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대수로가 있는 쓰촨성 두장옌(都江堰)시에서는 고등학교 건물이 붕괴되면서 학생 900여명이 매몰됐고 병원도 붕괴됐다. 충칭을 비롯한 지역의 5~6개 학교 건물도 무너져 수백명이 매몰됐으나 구체적인 피해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날 지진은 주민들이 몰려 사는 평지에서 낮시간에 발생해 피해가 컸다.
특히 쓰촨성 국제공항이 폐쇄되면서 외국 항공사의 항공기들이 잇따라 회항했고, 쓰촨성 일대의 교통이 마비되고 통신도 불통됐다. 철도교통도 운행이 중단됐다.
교민 피해 집계 어려워…중국 지도부 사태 수습 부심
이번 지진은 베이징, 상하이, 홍콩 등은 물론 장시(江西)성 난창(南昌), 윈난(雲南)성 쿤밍(昆明), 네이멍구(內蒙古) 후허하오터(呼和浩特) 등 중국 주요 도시는 물론이고 태국 방콕, 베트남 하노이, 대만, 파키스탄 등에서까지 감지될 정도로 강력했다.
규모 3.9의 여진이 발생한 베이징에서는 올림픽 조직위원회 사무실이 입주해 있는 빌딩을 등 고층 건물에 소개령이 내려졌다. 상하이에서도 진마오빌딩(金茂大廈)을 비롯한 고층 건물에 있던 주민들이 대피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주중 한국대사관은 이날 오후 11시(현지시간) 현재까지 각지의 교민 피해상황을 점검한 결과, 청두(成都) 지역의 교민 중 일부가 건물에 금이 가는 등의 재산피해를 입은 것 외에는 인명피해는 접수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두는 휴대전화가 모두 불통돼 청두 총영사관과도 연락이 어려운데다 일부 유선전화를 통해 교민 피해를 접수받은 것이어서 추가로 인명 및 재산피해가 보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티베트 사태에 이어 올림픽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철도 사고가 발생하고, 장바이러스(엔테로바이러스71) 창궐에 대지진까지 겹치자 사고 수습에 사활을 걸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주석은 이번 지진사태와 관련해 "피해자들을 구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이번 지진을 '대재난'으로 규정하고 사태 수습을 위해 청두를 거쳐 원촨에 도착, 인명구조와 피해복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청두대군구에서 5000명의 병력을 현장에 파견했고 무장경찰도 3000명을 동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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