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의 대중운동연합(UMP)은 16일 실시한 프랑스 지방선거 결선투표에서 좌파인 사회당에게 패해 파리와 리옹을 비롯한 주요 도시의 시장직을 좌파 사회당에게 빼앗겼다.
현지 언론들은 이날 오후 12시 현재 집계된 개표 결과 야당인 사회당은 48.7%의 득표율을 보여 47.6%를 얻은 UMP를 누르고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사회당은 파리를 비롯해 37년간 우파의 아성이었던 툴루즈와 리옹, 캉, 아미엥, 랭스, 페리괴, 앙제, 포 등 주요 도시의 시장직을 휩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1년 선거에서 1871년 파리코뮌 이후 우파가 독차지했던 파리 시장직을 빼앗았던 사회당의 베르트랑 들라노에 후보는 UMP 후보를 가볍게 따돌리고 재선에 성공, 앞으로 7년간 더 파리 시정을 이끌게 됐다.
제3의 도시 리옹에서는 사회당의 제라르 콜롱 후보가 지난주 1차투표에서 이미 승리를 확정지었다. 또한 제4의 도시 툴루즈에서는 사회당의 피에르 코앵 후보가 1차투표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고 UMP후보를 누르는 데 성공했다.
다만 제2의 도시인 마르세유에서만 UMP의 장-클로드 고댕 후보가 사회당 후보에 신승, 여당이 10여곳의 주요 도시에서 전패를 겨우 모면했다.
"정책 안 바꾸면 국민과 이혼하게 될 것"
이같은 결과는 한때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사르코지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집권 9개월만에 싸늘해졌음을 반영한다는 것이 외신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사르코지의 강력한 개혁 청사진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던 프랑스 유권자들이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이혼과 재혼 등 사생활에만 신경쓰는 사르코지에 대한 염증을 표출했다는 것이다.
<BBC>는 대통령이 된 후 3개월 만에 이혼하고 곧이어 결혼하는 사르코지의 모습, 그리고 주말이면 부유한 유명 인사들과 휴가를 즐기는 모습에 프랑스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다고 분석했다.
이 방송은 야당이 여당을 간발의 차로 이겼기 때문에 사르코지에 대한 실망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주요 도시의 시장직을 내줌으로써 중앙 정부의 개혁 프로그램이 제대로 먹혀들기 어렵게 됐다고 전망했다.
사회당의 로랑 파비우스 전 총리는 사르코지 정부가 기존의 정책을 바꾸지 않는다면 프랑스 유권자들과 "이혼"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당수도 투표결과가 공개된 뒤 현지방송과의 회견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이 선거결과를 받아들여 지금까지 추진해온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프랑수아 피용 총리는 TV로 전국에 중계된 성명을 내고 "(선거결과와 무관하게) 정부는 개혁 프로그램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