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중국 대륙이 테러 위협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시안에서 버스 테러 기도가 발각된지 일주일만에 비행기 테러 계획이 또 진압되어 운항하던 항공기가 불시착한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티베트 및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에 있는 분리주의자들의 행태를 예의주시하며 올림픽을 겨냥한 테러 예방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국제 인권 단체들은 중국이 위구르인들의 독립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테러 위협을 과장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고 <인터내셔날헤럴드트리뷴>(IHT)가 전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테러 위기 과장' 비난
비행기 테러에 대한 사실은 사건 발생 이틀 후인 지난 9일 누얼 바이커리(努爾 白克力) 신장 자치구 주석에 의해 알려졌다.
바이커리 주석은 이날 전국인민대표대회 분임토론장에서 "7일 오전 10시 35분에 (신장의 수도) 우루무치를 출발한 중국 남방항공 소속 여객기가 일부 테러범의 테러 기도로 인해 낮 12시 40분 경 인근 간쑤(甘肅)성의 란저우(蘭州)시에 불시착했다"고 밝혔다.
그는 "테러리스트들은 기내 경찰들에게 진압당했고 모든 승객과 승무원들은 무사했다"며 "비행기는 8일 목적지인 베이징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테러범들의 신원과 배경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우리는 테러범들이 비행기 폭파를 시도했던 것은 확실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 이상의 구체적인 경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외신들은 테러 대상 비행기였던 CZ6901편 기내 화장실에서 인화성 물질이 발견됐고, 승객 2명이 현재 취조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북서부의 신장 자치구는 800만 위구르인들의 주요 근거지이다. 무슬림인 위구르인들은 언어와 민족에서 터키 및 중앙아시아 지역 국가들과 가깝다. 중국 당국은 독립국가를 원하는 위구르인 분리주의자들에 대해 '한 줌의 테러리스트'라고 비난하고 있다.
<IHT>는 중국 당국이 사회 안정을 위해 강한 억제책을 쓰고 있기 때문에 중국에서 테러 위협은 그리 뚜렷한 건 아니라면서, 인권 단체들은 중국이 위구르인들을 탄압하기 위해 테러 위협을 과장한다고 비판한다고 보도했다.
'테러리스트, 분리주의자, 극단주의자' 겨냥
한편 왕러취안(王樂泉) 신장위구르 자치구 당서기는 지난 1월 우루무치에서 체포된 테러조직에 대해 "베이징 올림픽을 겨냥해 활동해 왔다"고 밝혔다.
중국 공안 당국은 지난 1월 27일 우루무치 시내 주택가를 덮쳐 테러조직원 2명을 사살하고 15명을 체포했다. 이들에게서는 총기류, 사제폭탄 등 무기와 극단주의 종교 선전자료 등이 나왔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왕 서기는 "이들에게서 압수한 자료들을 보면 이들의 활동 목적이 베이징 올림픽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있음이 명확히 드러난다"고 말했다. 이들은 신장 지역 분리주의 단체인 동(東) 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과 협력해 온 조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ETIM은 미국과 유엔에 의해 테러조직으로 지정되어 있다.
그는 테러리스트, 분리주의자, 극단주의자를 "세 가지 사악한 세력"이라고 말하고 "이들이 어떤 범행을 시도할 경우에도 중국은 이들을 진압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인도 망명 티베트인들, 걸어서 고향까지 시위 계획
한편 인도에서 망명생활을 하는 티베트인들은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의 티베트 지배에 항의하는 대장정 시위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 1951년 중국이 군사력을 동원해 티베트를 장악한 뒤 인도로 망명한 이들은 10일 망명정부가 있는 다름살라를 출발해 올림픽 개막일인 8월까지 약 6개월간 걸어서 고향인 티베트까지 간다는 계획이다.
3월 10일은 1959년 티베트인들이 독립을 위해 봉기했던 날로, 이번 시위는 망명 이후 최대의 시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중국이 전세계 화합의 장인 올림픽을 준비하는 뒤로 티베트의 불교 문화를 탄압하고 티베트 자치구에 대한 중앙정부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그 이중성을 전세계에 알리기 위해 대장정 시위를 계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중국이 티베트를 올림픽 성화 봉송 구간에 포함시킨 것이 티베트에 대한 지배를 공고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전세계에 흩어진 티베트인들이 평화적인 대장정 시위에 동참해 줄 것을 촉구했다.
중국 당국은 티베트 지역으로 들어오는 이들을 무력으로 막을 수밖에 없어 올림픽을 앞두고 고심에 빠져 있다.
그러나 티베트의 독립이 아닌 자치를 주장해온 달라이 라마는 이런 단체들의 올림픽 방해를 매우 '과격한 행위'라고 표현하며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중국은 지난 1951년 군대를 파견해 티베트를 장악했고, 독립을 위한 정치적 반란을 무력으로 억눌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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