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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헌법 '9조' 개정, 군국주의 부활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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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헌법 '9조' 개정, 군국주의 부활 경고

평화헌법 지킴이 'peace 9' 창시자, 마츠우라 주교 방한

1994년 한반도 위기 때 전쟁 막은 것은 '헌법 9조'

일본 평화헌법을 지키는 NGO 'peace9'을 이끌고 있는 마츠우라 고로(松浦悟郞) 일본 가톨릭정의평화협의회 회장을 비롯한 가톨릭 성직자와 청년들이 7일, 한국을 찾았다. '예수살이 공동체'(지도 신부: 박기호)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이들은 서울 정동 품사랑까페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한국 사회가 일본의 평화헌법 수호 운동에 관심을 가져 줄 것을 호소했다.

흔히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일본 헌법 9조는 일본의 재무장과 군국주의 부활을 억제하는 제어판 같은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마츠우라 주교는 "군사비 지출 세계 5위의 군사 대국인 일본이 국제 사회에 군사적 위협을 주지 못하는 것도 이 평화헌법의 존재 때문"이라며 "한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가 적극 연대해 일본 헌법 개정을 막아야 세계 평화를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1950년 한국전쟁 때 일본이 개입 할 수 없었던 이유도 일본이 미국의 베트남 전쟁에 휘말리지 않을 수 있었던 것도 이 평화헌법 때문이었으며 지난 1994년 한반도의 전쟁 위기 때 미국이 전쟁을 포기 한 것도 이 평화 헌법 때문"이었다고 분석했다. 당시 "미국은 전쟁 협력을 위해 일본을 전쟁 기지로 내 줄 것을 요구"했지만 "호소카와 일본 수상이 평화헌법을 근거로 미국의 전쟁 협조 요구를 거부" 함으로써 미국의 전쟁 도발 계획에 차질을 빚게 했다는 것이다.

마츠우라 주교의 주장대로 일본이 미국의 전쟁에 협조했다면 한반도는 전쟁의 불구덩이로 빠져 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일본의 평화 헌법이 미국의 한반도 전쟁 도발을 막아내는 데 기여한 것이다. 일본의 헌법 개정이 결코 일본만의 일이 아니라 한국과 국제사회 모두의 일이기도 한 것은 그 때문이다. 과거에도 일본은 헌법 개정을 시도했었으나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의 반대 여론으로 뜻을 이루지 못한 바 있다.

헌법 9조 지키는 일이 군국주의 부활 저지
▲마츠우라 고로(松浦悟郞) 일본 가톨릭정의평화협의회 회장을 비롯한 가톨릭 성직자와 청년들이 7일 서울 정동 품사랑까페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한국 사회가 일본 평화헌법 수호 운동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했다. ⓒ강제윤

마츠우라 주교는 " 일본에서 평화헌법 개정 움직임은 만안 전쟁(걸프전) 이후 '국제사회 공헌' 명분 하에 본격화 됐다"면서 " 여기에는 일본 사회의 우경화뿐만 아니라 미국의 압력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 헌법은 전승국 미국의 주도로 만들어져 1946년 11월에 공포되었으며 현재까지 한 번도 개정된 적이 없다. 그런데 전범국 일본의 항구적 무장 금지를 위해 만들어진 헌법이 일본 국가주의 세력과 미국의 세계지배를 위해 폐기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미국은 세계 지배의 하수인으로 일본의 '돈' 뿐만 아니라 인적 자원(군대), 전쟁 무기를 적극 활용하려는 것이다.

일본 헌법 9조는 일본이 국제 분쟁 해결 수단으로 전쟁과 무력행사를 영원히 포기하고 군대를 보유 하지 못하도록 강제 하고 있다. 헌법 9조가 개정 되면 일본은 자유롭게 군대를 보유하고 전쟁에 참가할 수 있게 된다.

일본의 교전권 인정과 군대 보유는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을 촉진할 수 있으며 이는 과거 일본제국주의의 전쟁 도발로 2000만 명 이상이 희생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민중들에게는 엄청난 위협이다. 한국도 일본의 평화헌법 개정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기자회견에서 마츠우라 주교는 "헌법 9조를 지키는 일이야말로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을 저지하고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일"이라고 강조 했다.

마츠우라 주교는 또 "실질적 군사 집단인 자위대가 있으나 자위대는 군대가 아니기 때문에 분쟁 지역에 나가도 총을 쏠 수 없고 일본이 많은 첨단 무기를 만들고 있지만 헌법 9조로 인해 외국에 수출을 할 수 없다."며 "만약 헌법 9조가 폐지된다면 일본은 하이테크 기술을 무기 생산에 더 적극 활용해 최첨단무기들을 생산할 것이고 그에 위협을 느낀 아시아 각국도 군비 확산에 뛰어 들면 아시아 경제는 군수산업체제로 재편되고 그만큼 전쟁의 위협도 커질 것"이라고 우려 했다.

마츠우라 주교는 "헌법 9조 만으로도 실질적인 군사력 억지 기능과 전쟁 방지 기능이 있으며 9조를 지키는 일이 결국 군축, 평화운동을 확산 시키는 일"이라고 거듭 강조 했다.

국민투표, 과반수 찬성이면 헌법 개정

일본 국회는 2007년, 헌법 개정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친다는 안건을 통과 시켰다. 국민투표법 통과 후 3년이 지나면 일본 정부는 헌법 개정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이 있으면 헌법 개정안은 통과 된다. 이제 평화 헌법 개정 여부는 일본 국민들의 손으로 넘어 갔다. 국민 여론을 누가 움직이는가에 따라 헌법 개정여부는 판가름 날 것이다.

다행이 희망은 있다. 'peace9' 외에도 노벨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 등의 주도로 결성된 평화 헌법 수호 모임 '9조회' 등의 활동으로 일본의 여론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찬성 비율이 70%에 달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헌법 개정 찬성이 비율이 40% 미만으로까지 떨어졌다. 게다가 남미와 유럽의 'peace9' 회원들이 일본 수상 관저로 평화 헌법 개정을 반대 하는 편지와 이메일 등을 보내고 또한 미국 시민 사회에서도 '팍스 크리스티'란 조직을 만들어 캠페인을 하는 등 일본 헌법 '9조' 지키기 운동에 국제사회의 동참도 확산되고 있다.

한국사회가 적극 대응해야

'peace9'은 걸프전 직후 마츠우라 주교가 일본 내에서 헌법 개정 움직임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모색 끝에 2002년 창립한 일본 평화 헌법 수호 국제 NGO다. 회원 3명 이상이 스스로 소모임을 만들어 평화 헌법을 지키기 위한 활동을 한다. 현재 일본 가톨릭 정의평화협의회에 등록된 소모임은 1060 여개다.

이제 일본 군국주의가 부활되면 가장 큰 위협에 직면할 한국에서도 일본 평화헌법 '9조' 지키기 운동에 적극 응답해야할 차례다.

마츠우라 주교는 강연과, 예수살이 공동체 청년들과 간담회, 가톨릭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 예방과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방문 등의 활동을 한 뒤 오는 12일 한국을 떠날 예정이다.

'peace9'은 국제 NGO다. 'peace9'에 동참해 일본 군국주의 부활을 저지하려는 사람은 예수살이 공동체(☞바로 가기)로 문의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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