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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남주홍-이춘호, 청문회 안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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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남주홍-이춘호, 청문회 안할 수도"

"한승수 총리 인준 부결" 주장도 부상

통합민주당이 일부 장관 내정자들에 대한 '청문회 보이콧'까지 시사하며 강공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논문 표절, 부동산 투기, 자녀 국적 논란 등 결격 사유가 유난히 많이 제기된 내정자들에 대해 이명박 당선인이 임명을 철회해 달라는 강력한 어필인 셈이다. 민주당은 한승수 총리 내정자에 대해서도 '인준 부결'을 검토하며 여론의 기류를 살피는 모습이다.

"남주홍 장관이면 통일부 살리나마나"
▲ 남주홍 통일부장관 내정자. ⓒ뉴시스

김효석 원내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남주홍 통일부장관 내정자와 이춘호 여성부장관 내정자에 대해 "인사청문회 자체를 심각하게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남 내정자의 경우 미국의 '네오콘(신보수주의자)'에 비견될 만한 대북강경론자인 점이, 이 내정자의 경우 40건의 부동산 보유 내역이 주된 결격사유로 꼽혔다.

김 원내대표는 "2008년 한반도의 엄중한 정세를 감안해서 통일부를 끝까지 사수했는데 이 자리에 남북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남주홍 같은 인사가 앉으면 통일부는 있으나마나 하다"고 단언했다.

민주당은 이날 중으로 '청문회 대응팀'을 구성해 다른 내정자들에 대해서도 본격 검증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우상호 대변인은 "어차피 오늘 2시에 정부조직법이 개정되는 만큼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밀어 넣었던 인사들에 대해서는 다른 분을 찾아 재지명해주는 것이 국회와 국민에 대한 예의"라며 일부 내정자들에 대한 교체를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남주홍 내정자는 일부 언론을 통해 자신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을 부인하며 "청문회를 오히려 벼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총리 내정자도 도덕적 하자가 많아"

20~21일 양일간 한승수 총리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한 결과, 26일 본회의에서 총리 인준안을 부결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한 내정자의 경우 청문회를 통해 생각보다 훨씬 많은 흠이 발견됐다"며 "과거 장상, 장대환 국무총리서리가 낙마할 때 사회가 요구했던 잣대를 놓고 봤을 때 인준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성 원내공보부대표는 "당내 목소리가 심상찮다"며, 우 대변인은 "한 내정자를 그대로 인준하기에는 너무나 도덕적 하자가 많다는 쪽으로 기류가 기울고 있다"며 당내 부정적 여론을 전했다.

특히 한 내정자가 지난 2001년 주택을 매입해 2003년 분양권을 매도하는 과정에서 등기를 하지 않은 채 1억 7500만 원의 시세차익을 남긴 점이 "용납할 수 없는 흠결"로 지적됐다. 한 내정자는 21일 청문회에서 "양도세는 낸 것으로 안다"며 사실상 주택의 미등기 전매를 인정했다.

이에 우 대변인은 "장상 전 총리서리의 경우 시어머니가 한 위장전입 때문에 낙마했다"며 "부동산 투기를 본인이 인정한 마당에 우리가 용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취임 초만 아니었어도…"
▲ 이춘호 여성부장관 내정자. ⓒ뉴시스

표면적으로는 한 총리 내정자를 비롯한 내각 내정자들에 대해 '단호한 야당'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강경론이 두드러지는 모습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실제로 청문회를 보이콧 하거나 총리 인준을 부결시킬 경우 위험성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민주당은 이미 정부조직법 개편안 협상 과정에서 '발목잡기' 여론의 위력을 한 차례 경험한 만큼, 또 다시 새 정부 출범을 막아서는 모습을 노출하기가 주저되는 것이다.

우 대변인이 "취임 초가 아니었으면 총리 인준안은 고민할 것도 없이 부결"이라고 한 것은 이 같은 고민의 흔적이다.

총리 인준안의 경우 무기명 투표로 이뤄지기 때문에 지도부가 부결을 당론으로 정하기가 더욱 더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여론을 의식한 일부 의원들이 반란표를 던질 경우 간신히 중심을 잡은 '손학규 체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다른 당직자들이 '부결' 쪽에 강조점을 둔 데 반해 손 대표는 신중한 톤을 유지하려 쓰는 모습이었다.

손 대표는 "통합민주당이 많은 고뇌와 딜레마에 빠져 있다"며 "새 정부가 출범하는데 되도록 밝고 가벼운 마음으로 축복을 해 주고자 하는데 총리의 경우 청문회 과정에서 최고 공직자로서 과역 적합하냐는 의문과 문제가 많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장관 내정자들에 대해서도 "국민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이런 후보자들을 장관으로 내놓을 수 있는지 의아하다"면서도 "국가의 장래를 위해 진정으로 무엇이 새 정부를 돕는 것인지는 심각하게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경실련 "한승수 초대 총리 자격 없다"

통합민주당의 최종 방침은 '부동산 부자 클럽' 내각에 대한 비판론과 내주부터 시작되는 새정부 출범 분위기의 향배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초대 내각에 대한 비판론이 여론의 우위를 점할 경우 26일 총리인준안부터 강공 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조직 개편안 협상 때만 해도 내각 구성 파행에 대한 야당 책임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으나, 총리와 장관 후보들의 도덕성과 자질 등 이명박 정부의 자충수가 이번 사태의 발단인 만큼 여론의 뒷받침이 확인되면 승산이 충분한 싸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날 참여연대와 경실련이 각각 장관 후보들의 자질과 한승수 반대론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관련 기사 : 시민단체 "'투기 장관'·'표절 수석' 내정 철회하라").

특히 경실련은 이날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 증여세 탈루, 허위경력, 아들 병역특례 등 인사청문 과정을 통해 드러난 한 후보자 관련 의혹을 열거하며 "과연 한 후보자가 새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서 자격이 있는지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부결을 종용했다.

경실련은 "한 후보자가 사들인 주택과 임여 등은 취득시기마다 인근에서 대규모 개발붐이 일어난 곳이어서 "평생 한번도 부동산 투기는 결코 한 적이 없다"는 한 후보자의 주장은 일반 국민들이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또한 "2002년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 등의 의혹으로 장상, 장대환 총리 후보 동의안이 부결된 것에 비춰봤을 때도 한 후보자는 총리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맹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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