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해병대원이 또다시 14살짜리 일본 여중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돼 파문이 일고 있다.
오키나와에 주둔하고 있는 캠프 코트니 해병대 소속의 타이론 해드놋(38) 부사관은 10일 저녁 오키나와의 번화가에서 여중생 3명에게 말을 건 뒤 그 중 1명을 "집까지 태워주겠다"며 오토바이에 태웠고, 자신의 집 근처에서 성추행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에 여중생이 겁에 질려 울기 시작하자, 다시 집에 데려다 주겠다며 자신의 차에 태운 뒤 차 안에서 재차 성폭행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체포된 헤드놋은 "무리하게 키스를 한 적은 있으나 성폭행은 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일 미군 5만여명 중 70% 가량이 주둔하고 있는 오키나와에서는 지난 1995년 미군 3명이 12세 소녀를 집단 성폭행한 사건이 벌어져 주민 8만5000명이 항의 집회를 여는 등 반미감정이 폭발했었다.
이에 미일 양국의 외교문제로 번지면서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사과가 있었고, 오키나와 주둔 미군의 재배치가 추진되기에 이르렀다.
기시다 후미오 오키나와·북방영토 담당상은 11일 "있을 수 없는 사건이 벌어진 데 대해 강한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미국에 강력한 유감의 뜻을 전달하며 주일 미군의 군기확립과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이에 미 대사관도 "미국으로서는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일본의 수사에 전면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혀 사태 확산 방지에 부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인해 현재 미군 재편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오키나와 후텐마 비행장의 이전 문제가 다시 난항에 부닥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간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미군 재편과 기지 축소 문제를 미국 쪽과 강한 태도로 협상해야 한다"며 "일본 영토 안에 미군이 존재하지 않는 환경이 될 수 있도록 몇 년에 걸쳐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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