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인권단체인 국제엠네스티(AI)는 21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국가인권위원회를 독립기관에서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전환하려는 계획을 발표한 것에 대해 "독립기관으로 유지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국제엠네스티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조는 국가 인권기구설립에 관한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기본준칙(파리원칙)에 의거한 원칙들에 따라 국가인권위원회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단체는 이어 "인권위원회의 독립성은 인권을 보호할 의무에 대한 대한민국 헌법 제10조에서도 보장되고 있다"라며 "독립성의 결여는 다른 국가기관의 개입이나 간섭 없이 국내 인권 쟁점에 대해 의견을 표명해야 하는 인권위의 객관성과 권위를 훼손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명서는 또 "보복의 두려움 또는 정의구현에 대한 희망의 좌절로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 그 외의 개인들과 단체들의 진정을 감소시킬 것"이라며 이 당선인의 방침은 "대한민국의 인권 보호와 증진의 퇴보"라고 주장했다.
국제앰네스티는 "국가 인권기구의 목적은 전반적인 인권문제와 각 개인들의 인권침해 진정에 대한 효과적인 조사와 그에 따른 개선권고를 통한 인권의 보호와 증진"이라며 "대부분의 인권침해의 주체는 국가이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기준, 특히 파리원칙은 국가인권기구의 올바른 기능을 위해 정부의 어떠한 부서로부터의 독립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도 지난 18일 인권위의 독립기구 유지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박태우 부대변인은 21일 루이즈 아버 유엔인권고등판무관을 향해 "한국의 특수상황에 대한 이해가 다소 결여된 느낌"이라고 비판한 뒤 "인권위에 대대적 수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의 이같은 입장은 '인권위에 손을 대겠다'는 예고로 읽혀져 "인권위가 대통령 직속이 돼도 독립성에 문제가 없다"는 인수위의 입장과 배치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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