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을 대신해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라울 카스트로 국방장관은 새로 구성되는 의회가 내달 24일 차기 지도자를 선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라울 대통령 권한 대행은 현지시각으로 20일 오전 7시 전국 614개 지역구에서 공산당 추천을 받아 출마한 후보 전체에 대한 찬반을 묻는 의원선거가 개시되자 제일 먼저 아바나 혁명광장에서 가까운 한 투표소에서 투표한 뒤 차기 지도자 선출 일정을 밝혔다.
또 차기 지도자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자주 거론되는 카를로스 라헤 부통령은 투표를 마친 뒤 카스트로가 재집권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먼저 그를 위해 투표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둔다"고 말해 카스트로의 재집권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쿠바 관영 TV는 카스트로가 부재자 투표를 했다고 보도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성명을 통해 "유권자들이 공산당 추천을 받은 후보 전원을 지지하는 '단결된 표심'을 보여 줄 것"을 호소하고 "적들에게 우리의 역량과 단결을 보여주기 위해 힘이 넘치고 완벽한 승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쿠바 당국은 투표개시 2시간15분 만에 서부 지역에서 25%의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의원선거 투표권자는 800만명이며 공산당 추천 후보 614명에 대한 찬반을 묻는 요식행위로 당락의 의미는 없고 이번에도 과거처럼 95% 이상의 투표율이 예상된다.
쿠바 유권자들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으면 친(親) 정부 주민들로 구성된 마을위원회의 감시를 받게 되고 구직, 주택마련 등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투표에 참여하는 경향이 있다.
이날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임기 5년의 의원 614명은 라울 국방장관의 예고대로 내달 24일 국가평의회 위원 31명을 선출하고 국가평의회에서 의장 즉 대통령을 선출한다.
카스트로가 와병 중에도 의원 선거에 출마한 만큼 당선은 분명한 상황에서 내달 국가평의회가 카스트로를 의장으로 재선출할지, 아니면 그 이외에 누구를 의장으로 선출할지가 주목된다.
한편 라헤 부통령은 미국 정부가 쿠바 선거를 '웃음거리'라고 비난해 온 것과 관련해 "미국 선거를 보면 선거가 아니라 인기 경쟁"이라고 비난하고 "쿠바 선거에는 미국 정치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정치적 모략이 없으며 사기와 선거자금 경쟁, 선전전술도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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