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경제협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하는 문제에서는 일정한 진전을 보인 반면, 서해 공동어로수역 지정은 끝내 이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개성공단 활성화 등 기존의 경협은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이지만, 2007 남북정상회담의 핵심 사항인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조성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경제협력 사업은 탄력받을 듯
남북은 29일 오후 6시 45분 평양 송전각 초대소에서 국방장관회담 종결회의를 열고 7조 21개항의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 번영을 위한 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 국방장관회담 합의서'를 채택, 발표했다.
합의서에 따르면 남북은 개성·금강산 지역의 협력사업이 활성화되도록 내달 11일부터 개시되는 문산-봉동간 철도화물 수송을 군사적으로 보장하기로 합의했다.
남북은 또 각자 관리하는 구역의 통행·통신·통관을 위한 군사보장합의서를 2007년 12월 초 판문점에서 남북군사실무회담을 개최해 채택하기로 했다.
합의서는 또 내년 백두산 관광 시작 전까지 직항로 개설과 관련한 군사적 보장을 해결하기로 했고, 북측 민간선박들의 해주항 직항을 허용하기로 했다.
북측은 지난 5월 17일 경의선·동해선 시험운행 당시 열차의 1회 왕복운행에 대한 군사보장만을 합의하는 등 철도·도로 연결과 경협을 군사적으로 보장하는 문제에 소극적인 태도를 이어왔다.
그랬던 북측이 이날 같은 합의를 한 것은 남북 정상들이 지난 10월 회담에서 경협 활성화에 적극 나서기로 합의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NLL 벽 못 넘어…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감속' 요소되나
그러나 남북은 이번 회담의 최대 목적이자 쟁점이 됐던 서해 공동어로수역 설정에는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하고 남북장성급군사회담으로 합의를 미루게 됐다.
공동어로구역 위치와 관련해 남측은 북방한계선(NLL)을 기선으로 같은 면적으로, 북측은 NLL 아래쪽 해상에 각각 설치하자고 맞서며 회담 내내 평행선을 그어왔다.
하지만 국방 최고당국자간 회의체인 국방장관회담에서조차 지정하지 못한 공동어로수역을 그보다 격이 낮은 장성급군사회담에서 어떻게 합의할 수 있겠냐는 회의론이 만만찮다. 남북은 그간 6차례의 장성급회담을 열었지만 서해 해상경계선 문제를 합의하지 못했다.
남측은 NLL을 명시하지 않으면서 NLL을 기준으로 공동어로수역을 지정한다는 전략으로 이번 회담에 임했지만 NLL의 벽을 끝내 넘지 못했다.
특히 공동어로수역 지정은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추진의 첫 단추였다는 점에서 정상회담 합의 이행의 동력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는 '갈등의 바다'인 서해를 '평화의 바다'로 만들기 위해 △공동어로수역 조성 △해주 경제특구 △해주항 활용 △한강하구 공동이용 △민간선박의 해주직항 통과 등 5가지 사업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군사공동위 개최, 92년 남북기본합의서 체제의 복원
다만 이번 회담에서는 한강 하구와 임진강 하구 수역에 공동 골재채취 구역을 설정하기로 하고 해주 직항로를 합의함으로써 공동어로수역 지정 실패에 따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남북은 또 해상불가침 경계선과 군사적 신뢰구축 방안 등을 협의할 '군사공동위원회'를 구성, 운영하기로 합의해 군사 문제를 종합적으로 풀어갈 수 있는 틀을 마련했다.
군사공동위원회는 1992년 발효된 남북기본합의서에 따라 가동키로 한 것이어서 이번 합의는 기본합의서 체제의 복원을 의미한다는 평가다. 군사공공위 위원장은 차관급(북측 부부장급)이 맡고 국방부와 합참, 외교부 국장급 인사 등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은 이어 제3차 국방장관회담을 내년 중 적절한 시기에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하는 등 회담 정례화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남북은 또 현재의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 군사적으로 협력하기로 하고 종전을 선언하기 위한 여건 조성을 위해 필요한 군사적 협력을 추진해 나간다는데도 합의했다.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이행을 위한 남북국방장관회담 합의서] 제2차 남북국방장관회담이 2007년 11월 27일부터 29일까지 평양에서 진행되었다. 회담에서 쌍방은 역사적인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남북관계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의 이행을 위한 군사적 대책을 토의하고 다음과 같이 합의하였다. 1. 쌍방은 군사적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고 긴장완화와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치를 취하기로 하였다. ① 쌍방은 적대감 조성행동을 하지 않으며 남북사이에 제기되는 모든 군사관계 문제를 상호 협력하여 평화적으로 처리하기로 하였다. ② 쌍방은 2004년6월4일 합의를 비롯하여 이미 채택된 남북간 군사적 합의들을 철저히 준수해 나가기로 하였다. ③ 쌍방은 지상.해상.공중에서의 모든 군사적 적대행위를 하지 않기로 하였다. ④ 쌍방은 충돌을 유발시키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들을 수정.보완하며 우발적 충돌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즉시적인 중지대책을 취한 다음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해결하기로 하였다. 이를 위해 쌍방 사이에 이미 마련된 통신연락체제를 현대화하고 협상통로들을 적극 활용.확대해 나가기로 하였다. 2. 쌍방은 전쟁을 반대하고 불가침의무를 확고히 준수하기 위한 군사적 조치를 취하기로 하였다. ① 쌍방은 지금까지 관할하여 온 불가침경계선과 구역을 철저히 준수하기로 하였다. ② 쌍방은 해상불가침경계선 문제와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를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구성.운영하여 협의.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 ③ 쌍방은 무력불사용과 분쟁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재확인하고 이를 위한 실천적 대책을 마련하기로 하였다. 3. 쌍방은 서해해상에서 충돌을 방지하고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을 취하기로 하였다. ① 쌍방은 서해해상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을 설정하는 것이 절실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 문제를 남북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빠른 시일 안에 협의.해결하기로 하였다. ② 쌍방은 한강 하구와 임진강 하구 수역에 공동 골재채취 구역을 설정하기로 하였다. ③ 쌍방은 서해해상에서의 충돌방지를 위한 군사적 신뢰보장 조치를 남북군사공동위원회에서 협의.해결하기로 하였다. 4. 쌍방은 현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 군사적으로 상호 협력하기로 하였다. ① 쌍방은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민족의 지향과 요구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기로 하였다. ② 쌍방은 종전을 선언하기 위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군사적 협력을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 ③ 쌍방은 전쟁시기의 유해발굴문제가 군사적 신뢰조성 및 전쟁종식과 관련된 문제라는데 이해를 같이하고 추진대책을 협의.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 5. 쌍방은 남북교류협력사업을 군사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기로 하였다. ① 쌍방은 민족의 공동번영과 군사적 긴장완화에 도움이 되는 교류협력에 대하여 즉시적인 군사적 보장대책을 세우기로 하였다. ② 쌍방은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에 대한 군사적 보장대책을 세워나가기로 하였다. 쌍방은 서해공동어로, 한강하구 공동이용 등 교류협력 사업에 대한 군사적 보장대책을 별도로 남북군사실무회담에서 최우선적으로 협의,해결하기로 하였다. 쌍방은 북측 민간선박들이 해주항 직항을 허용하고, 이를 위해 항로대 설정과 통항절차를 포함한 군사적 보장조치를 취해 나가기로 하였다. ③ 쌍방은 개성.금강산지역의 협력사업이 활성화하도록 2007년 12월 11일부터 개시되는 문산-봉동간 철도화물 수송을 군사적으로 보장하기로 합의하였으며 남북관리구역의 통행.통신.통관을 위한 군사보장합의서를 2007년 12월초 판문점 통일각에서 남북군사실무회담을 개최하여 합의.채택하기로 하였다. 6. 쌍방은 본 합의서의 이행을 위한 협의기구들을 정상적으로 가동하기로 하였다. ① 제3차 남북국방장관회담은 2008년중 적절한 시기에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하였다. ② 남북군사공동위원회는 구성하는데 따라 제1차 회의를 조속히 개최하기로 하였다. 7. 본 합의서는 쌍방 국방부장관이 서명하여 발효에 필요한 절차를 거쳐 문본을 교환할 날부터 효력을 발생한다. ① 이 합의서는 필요에 따라 쌍방이 합의하여 수정.보충할 수 있다. ② 이 합의서는 각기 2부 작성되었으며 같은 효력을 가진다. 2007년11월29일 대한민국 국방부 장관 김장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인민무력부장 조선인민군 차수 김일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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