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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맥주가 북한·중국보다 맛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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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맥주가 북한·중국보다 맛없는 이유?

[대담] 2012 대선 최대 쟁점,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을 말한다

28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에 있는 인문카페 창비에서 <혁신하라 한국경제>의 저자 박창기 엔오푸스 대표와 홍종학 민주통합당 의원이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에 대한 대담을 개최했다.

박 대표는 제당회사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설탕업계의 과점체제와 담합범죄를 폭로하며 한국경제 개혁의 대안을 제시해왔다. 홍 의원은 재벌 대기업 집단을 개혁하는 데 앞장서 재벌 저격수로 알려진 인물이다.

경제민주화를 통한 한국경제 전반의 혁신을 주장해온 두 사람의 만남인 만큼, 현 재벌 기업의 독과점 체제에 대한 비판과 대안이 쏟아졌다.

소득불평등 불러온 대기업 독식 체제…"담합구조, 대기업과 관료가 만들어"

박 대표는 한국사회에 만연한 '극심한 소득 불평등'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박 대표는 "1995년 전체 소득에서 상위 10%가 가져가는 비중이 29%였는데 2009년에는 45%로 급격하게 증가했다"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권에서 이런 현상이 빠르게 진행됐는데도 그간 관료나 정치인들은 이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책에서 경제를 이권경제, 요소경제, 혁신경제, 공공경제로 분류했다. 또한 사회·경제적 계층구조를 이권장악집단(G1), 이권비호집단(G2), 이권추종집단(G3), 침묵대중집단(G4)으로 나눠, G1은 0.1%에 불과하지만 나머지 그룹은 차례로 1%, 10%, 90%를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박 대표의 말에 따르면 이권경제는 금융·보험, 부동산임대업 등이고 요소경제는 농업, 어업, 도소매업, 숙박업 등이다. 혁신경제는 1인당 부가가치가 높은 조립가공업, 방송통신업 등인데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도 이에 포함된다. 공공경제는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지는 국가 교육, 복지 등의 사업을 뜻한다.

이에 따라 삼성, 현대 등 이익을 독점하는 재벌기업의 경제활동은 이권경제로, 해당 관계자들은 이권장악집단으로 분류된다.

박 대표는 재벌뿐 아니라 현재 6, 7000천 만 원의 고연봉을 받는 사람들에게도 부가 편중돼 있다고 비판했다. "(통계에 따르면) 10%에 해당하는 G2 역시 87년 체제에서 많은 부를 가져갔음을 보여준다"며 "현재 취업자의 60%가 요소경제에 종사하는데 이들의 평균연봉은 약 2200만 원인 반면 이권경제 종사자의 평균연봉은 약 4200만 원"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렇듯 이권경제가 가지는 자본이 지나치게 많고 요소경제에 종사하는 인구수가 너무 많아서 문제"라며 "이권경제의 잉여 부분을 혁신경제로 전환해 혁신경제 체제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최근 영국의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한국 맥주가 북한의 대동강 맥주보다 맛이 없다고 비판한 기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대표는 "한국은 세제가 복잡하고 수입관세 장벽이 높아 과거 50년간 맥주회사가 딱 세 개였다. 그러니 중국의 칭다오 맥주보다 맛이 없다"고 말했다.

▲ 북한의 대동강 맥주 ⓒ연합뉴스

박 대표는 "시설 규제, 실험 규제 등을 이용한 담합유지 정책 때문에 다양한 맥주업체가 진입하지 못해서 품질은 나쁘고 다양성이 부족하다"며 "결국 관료집단, 정치인집단, 기업의 수뇌부가 개입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이런 체제를 타파하기 위해 삼성 등의 대기업을 아예 없애자는 게 아니다"며 "실제로 삼성은 혁신경제를 가장 잘할 수 있는 조직"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이건희 일가가 삼성을 소유한 현 체제에서는 혁신경제를 이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그래서 건강한 질서하에서 혁신경제를 이끌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가 이번 대선의 핵심문제"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 엘리트층을 정신적으로 타락하게 하는 구조"라며 "대통령 취임 3개월 이내에 이를 해결해야 한다. 취임 전에 인수위원회를 만들고 그전까지 재벌이 자력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법대로 하겠다고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돈 없어서 반값 등록금 못한다면서 재벌에는 10조 혜택"

홍 의원은 반값 등록금을 예로 들어 이익을 독식하는 현 재벌기업체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홍 의원은 "대학생 반값 등록금을 시행하는 데 드는 돈이 3조4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정부가) 돈이 없어서 못한다고 하더라"며 "3조4000억이 없어서 못한다는데, 국세청에 요구해서 겨우 받아낸 통계를 보면 지난 3년간 재벌에게 10조 원의 세금을 감면해줬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2010년 한 해 동안 재벌기업에 감면해준 세금만 3조8000억 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2010년 전체 법인의 0.28%에 불과한 대기업이 전체 법인세 감면액의 51%를 차지한 사실이 드러나, 정부의 재정·조세정책이 재벌기업에 편중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 지난 10월 2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이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위 사진은 본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재벌기업이 독점한 면세점 업계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각각 업계 1, 2위로 현재 이들의 시장점유율은 80.9%다. 홍 의원은 "롯데 면세점 매출액 1년에 1조"라며 "이는 곧 국가가 1조에 대해 관세, 소비세를 받지 않아서 1조 매출을 올린 것인데도 국가가 1년에 단 90만 원의 특허수수료만 받는다"고 밝혔다. 특허수수료란 면세점이 면세사업 특허를 받아 운영하는 데 따른 수수료를 뜻한다.

홍 의원은 "법이 없어서 문제가 아니라 있는 법을 적용하지 않아서 문제"라며 '상속증여세의 포괄주의'를 예로 들어 "현행법만으로도 의지가 있다면 충분히 재벌기업을 규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포괄주의는 상속했다는 의심만 있어도 국세청이 조사하겠다는 의미"라며 "이 법이 2004년에 삼성 때문에 만들어졌는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국세청이 조사하지 않았다.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돼서 이 조항을 들고 나오면 재벌개혁은 내일 당장 실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홍 의원은 "박근혜 후보가 주장했던 '줄푸세(정부 규모를 줄이고 규제를 풀고 법질서를 세우자)' 정책은 1929년 미국 대공황을 불러온 바로 그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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