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황량한 사막에 나무 심는 심정으로 복귀"

선대본 해체키로…부산토론회도 불참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후보가 이틀 간의 잠적을 끝내고 21일 경선 복귀를 선언했다. 손 후보는 그러나 이날 오후로 예정된 부산·경남정책토론회에도 불참키로 하는 등 당이 정한 경선 일정과 별개로 움직일 뜻을 밝혔다.

"현재로는 새로운 무얼 보여주기 어렵다"

손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신당과 함께 끝까지 가겠다"며 복귀를 선언했다.

손 후보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정치를 바꾸고 대선에서 이기겠다. 설사 대선에 패배하더라도 낡은 정치를 반드시 바꾸겠다"며 "손학규에게 힘을 달라. 손학규와 손에 손 잡고 함께 가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낡은 정치질서와 구시대적 정치행태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며 "나 자신부터 이런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에서 오늘로 경선대책본부를 해체하겠다"고 말했다. 조직의 사령부인 선대본을 해체함으로써 조직선거, 동원선거에 대한 항변의 뜻을 밝힌 셈이다.

그는 "여의도 정치를 벗어나서 국민으로 돌아가겠다는 민심대장정 정신으로 돌아가겠다"며 "경선은 자원봉사단 중심으로 치러 진정한 국민경선의 정신을 살리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손 후보는 특히 당 지도부에 대해 "지도부는 지난 4연전 경선의 부정동원 선거에 대한 조사를 조속히 실시해 다음 경선 전에 발표해달라"며 "그것이 실현되지 않을 경우 당 지도부는 엄중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어 그는 "아울러 시민, 종교인. 대학생 등 외부 양심세력으로 구성된 부정동원선거 국민감시단 설치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손 후보의 선대본 해체 선언은 캠프 소속 의원들과 사전 협의가 없었던 내용. 이에 따라 캠프 소속 의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기자회견 직후 손 후보와의 회의를 거친 끝에 이를 따르기로 결정됐다.

우상호 대변인은 손 후보가 "사실 지금 막연하고 막막하다"며 "선대본을 해체하고 여의도 사무실을 폐쇄하면 황량한 사막을 나가는 것"이라고 심경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손 후보는 "그 사막에 나무 한 그루를 심는 심정으로 다시 시작하고 싶다"며 "국민을 믿고 다시 한 번 더 해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손 후보는 "어제 밤만 해도 부산·경남 토론회에 가서 남은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하려 했다"며 "그러나 현재 이 과정 속에서는 새로운 그 무엇을 보여주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날 부산 토론회 일정에 불참하기로 한 손 후보가 향후 당이 정한 공식 일정을 따를지도 불투명하다. 손 후보는 '앞으로도 계속 토론회나 연설회에 불참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못했다. 오늘은 큰 기조를 말한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손 후보는 이날 오후 광주 5.18 묘역을 참배하고 경남 창원 지지자 모임에 참석해 선대본부를 자원봉사 방식으로 바꾸자고 호소하기로 했다.

☞ 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기자회견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