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는 일단 경선은 완주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으나 손 후보는 이날 밤으로 예정된 SBS의 TV토론에 불참키로 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손 후보는 오후 3시쯤 캠프 관계자에게 '토론회 불참 내용을 당과 방송국에 잘 알리라'고 연락해 왔다"고 밝혔다.
손 후보는 또한 "캠프는 동요하지 말고 맡은 바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가 달라"고 덧붙였다. 우 대변인은 "이 이상의 말을 하지 않고 현재 연락을 두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밝혀진 손 후보 본인의 발언은 이정도이지만 분위기는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우 대변인이 이 이야기를 듣고 긴급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고, 핵심 관계자가 자택으로 찾아가 문을 두드렸으나 열어주지 않았다.
우 대변인은 "캠프 관계자들은 되도록 TV 토론을 성사시키기 위해 당과 방송국에 알리지 않고 손 후보를 설득했으나 결국 실패했다"고 밝혔다.
우 대변인은 그러나 "동요하지 말라는 당부를 한 것을 볼 때 후보 사퇴를 검토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수원 TV 대책팀장도 "결코 후보사퇴의 의미는 없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팀장은 "칩거라기보다는 경선이 불탈법 선거로 진행되는 데도 당 지도부가 방치하는 데 대한 강력한 항의의 표시로 공식일정을 취소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후보 측은 이날 김근태, 문희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정대철 전 고문 등 일부 중진들에게 동원선거에 대한 제어를 호소하는 등 분주하게 뛰어다니기도 했다. 중진들도 정동영 후보를 지지키로 한 '김한길 그룹'과의 당권 밀약설이 제기되면서 손 전 지사의 경선 포기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중진들의 위기감이 심각해졌다는 후문이다.
국민경선위원회도 이날 회의를 통해 "경선유권자들에 대해 버스 등 교통편의 제공, 식사 제공, 기타 금품 제공 등이 적발될 경우 경선위 차원에서 검찰이나 중앙선관위에 고발하는 등 철저하게 대처하겠다는 방침을 각 후보캠프에 공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손 후보는 일단 지도부의 대응 등 사태의 추이를 살필 것으로 전망되나 그가 경선 룰 논란을 거치며 "이런 경선에 참여해야 하느냐"는 말까지 했던 점에 비춰 전격적인 후보 사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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